안전시설 비용 미지급, 책임 전가 등 '부당특약' 적발
최저가보다 7억원 이상 대금 깎은 '후려치기'도 포착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 업체에 산업안전 비용과 책임을 떠넘기고 하도급 대금을 부당하게 깎은 포스코이앤씨 등 4개 건설사에 대해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 사무처는 ㈜포스코이앤씨, ㈜케이알산업, 다산건설엔지니어링㈜, ㈜엔씨건설 등 4개사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각 사에 송부하고 위원회에 제출함으로써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검찰로 치면 공소장에 해당하는 절차다. 심사관은 이들 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그리고 검찰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지난해 건설 현장 사망사고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산업안전 관련 부당특약 설정행위를 집중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4건의 사고로 5명이 사망한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불공정한 하도급거래행위를 했다는 제보를 입수, 지난해 8월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건설장비 방호장치 설치비를 안전관리비에서 정산해주지 않거나, 안전사고 발생 시 미준수 사항을 이유로 모든 책임을 하도급 업체에 돌리는 특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포스코이앤씨는 경쟁입찰을 거치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 낙찰 금액보다 7억7500만 원이나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 계약을 강요하고, 착공 전까지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는 등 전형적인 '대금 후려치기' 행태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함께 심의에 상정된 나머지 3개 건설사도 하도급 업체의 고혈을 짜내는 부당 특약을 설정했다가 적발됐다. 다산건설엔지니어링과 케이알산업, 엔씨건설은 안전사고 발생 시 보상비 등 일체 비용과 민형사상 책임을 하도급 업체가 전적으로 부담하도록 강요했다. 케이알산업과 다산건설엔지니어링은 민원 발생 비용을, 엔씨건설은 선급금 지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부당 특약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가 피심인에게 송부되면, 피심인은 의견서를 제출하여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후 전원회의에서 피심인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한다. 과징금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 정도에 따라 부과 기준금액의 범위(20억원 미만) 내에서 기본산정기준을 산출하고, 가중 및 감경 요인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한다.
한편 공정위는 하도급 거래 질서 확립의 주무부처로서 중대재해 발생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안전비용 떠넘기기'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산업재해 관련한 부당특약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을 상향했다. 사업자의 안전 및 보건조치 산업안전보건관리비 부담 등을 표준하도급계약서 전(全) 업종(59종)에 반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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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산업재해 관련 불공정행위를 상시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중대재해 관련 통계 및 익명제보 분석을 통해 주기적으로 산업재해 다발업체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원사업자가 산업안전 책임·비용을 부당하게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부당특약 및 부당감액을 시정, 산업현장의 안전사고를 근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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