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 연구팀이 저메탄 벼 품종 '감탄(감소메탄, 밀양360호)'의 유전자 변이가 뿌리 주변 미생물의 균형을 바꿔 메탄 발생량을 줄이는 동시에 메탄을 분해하는 미생물 양을 늘리는 효과를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2023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의 공동연구로 메탄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인 벼 품종 '감탄'을 개발하고 지난해 정식 품종 등록을 마쳤다
연구 성과는 '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돼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당시에는 벼의 유전적 변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토양 미생물을 조절하고 메탄 생성을 억제하는지 등 세부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벼의 알 크기를 조절하는 유전자 'GS3'에 주목해 이 유전자의 기능이 없어진 감탄 품종을 질소 비료를 적게 사용하는 조건에서 재배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했고 이 결과 일반 품종보다 출수기 이후 메탄 배출량이 최대 24%까지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메탄 배출량 감소의 원리를 밝히기 위해선 벼 전사체, 토양 미생물 유전체 및 전사체 분석 등 다양한 최신 분석기술도 동원했다.
이를 통해 감탄 품종이 광합성으로 만든 탄소를 뿌리보다 벼 이삭(알)으로 보다 많이 보내는 특성을 확인했다. 또 뿌리 주변으로 분비되는 영양물질이 감소할수록 이를 먹이로 삼는 메탄 생성균의 활동도 자연스레 줄어든다는 것이 규명됐다. 메탄 생성의 원료가 되는 탄소 공급을 줄여 메탄 배출을 낮추는 구조다.
특히 질소가 부족한 조건에서 벼를 재배했을 때도 일반 품종의 수확량이 14% 감소한 것과 다르게 감탄 품종의 수확량 감소는 7% 수준에 그쳐 감탄 품종이 벼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동시에 메탄 배출량을 줄일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식물 유전자가 토양 미생물 생태계를 조절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사례로 '유전자-미생물-온실가스' 간 연결 고리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추가적인 농자재 투입 없이 유전적 특성과 저질소 재배 관리만으로 메탄을 감축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케 함으로써 탄소중립 농업 실현을 위한 현실적 감축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류 박사는 "이번 성과는 벼의 특정 유전자가 토양 속 미생물과 소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조절하고 질소 이용 효율을 높이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을 저탄소 품종으로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강력한 실천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벼는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찾는 '주식'이다. 하지만 재배하는 과정에서 메탄이 발생하는 문제를 야기한다. 논에 물을 채울 때 토양 속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메탄 생성균이 활발해지는 영향이다. 메탄은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주범으로 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양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1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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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벼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질소비료는 메탄 생성균을 자극해 메탄 배출량을 늘린다. 주식으로 이용되는 핵심 식량자원 재배과정이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모순이 생기는 것이다. 벼 유전자 변형을 통해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방안이 주목받는 이유도 다름 아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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