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강제금 부과 무효 1심 판결 뒤집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사이의 풋옵션 분쟁이 재점화할 조짐이다. 신 회장이 하루 20만달러(약 2억8830만원)씩 누적되는 간접강제금을 내라는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중재 결정이 무효라는 국내 법원 판결이 2심에서 뒤집혔기 때문이다. 간접강제금 부과로 '시간 끌기' 전략이 다시 무산될 위기에 놓인 만큼 신 회장 측은 대법원까지 사안을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PE)·EQT와 신 회장 간 풋옵션 분쟁에서 전날 서울고등법원은 사모펀드 측의 주장을 추가로 인용했다. 1심에서 ICC가 간접강제금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2024년 12월 ICC 중재판정부는 신 회장에 대해 패소 판정을 내리면서 주주 간 계약에 따라 감정평가인을 선임하고 감정평가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의무 이행을 완료하는 날까지 하루에 20만달러씩 누적되는 간접강제금을 IMM·EQT에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그럼에도 신 회장은 중재판정부가 간접강제를 명할 권한이 없다면서 의무 이행을 거부했다. 간접강제금이 없다면 시간을 끌어도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IMM과 EQT 측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다른 재무적투자자(FI)처럼 합의 후 물러나길 바랐던 셈이다. ICC의 간접강제 권한을 인정하지 않은 1심 판결은 이 전략에 보탬이 됐다.
하지만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히면서 국면이 전환됐다. 또한 2심 재판부는 신 회장 측이 '평가보고서 제출을 위한 노력을 다했으므로 의무가 소멸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 회장이 새로운 평가기관을 선임해 보고서를 제출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고 본 것이다. 2심 법원이 보고서 제출 의무가 유효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이로써 신 회장 측은 새 평가기관 선임도 서둘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 측은 대법원까지 끌고 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사모펀드들과 중간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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