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우려 속 로보락 독주 계속
앞다퉈 뛰어든 中 경쟁사들 부진
재고 소진, 출시가 인하 저가 공세
중국 로봇청소기 전문 기업 로보락(Roborock)이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연간 시장 점유율 과반을 돌파하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거물들의 안방에서 거둔 성과여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로보락의 자체 시장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한국 시장에 본격 상륙한 이후 약 6년 만에 거둔 '과반 달성' 성적표다.
회사는 지난해 2월 한국에서 신제품 론칭쇼를 열고 40%대 중반의 점유율로 국내 시장 1위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로보락은 오는 26일 1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개최하는 론칭쇼에서 이를 강조할 전망이다.
로보락은 지난해 국내에서 불거진 개인정보 보안 우려에도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사 제품 약관에서 개인정보 이전 우려 가능성이 논란이 되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소환되기도 했지만, 올해 공식 홈페이지에 '트러스트 센터(Trust Center)'를 오픈하고 보안 정책을 업데이트 하는 등 소비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이 가운데 에코백스, 드리미 등 앞다퉈 한국 시장에 뛰어든 중국 경쟁 업체들이 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로봇청소기 6종을 조사한 결과 나르왈, 에코백스, 드리미 등 제품에서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확인되기도 했다. 드리미에서 분사한 중국 업체 모바도 지난해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점유율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는 당초 예상보다 미뤄졌다. 지난해 말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었던 삼성전자, LG전자는 올해 초로 출시일을 미뤘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을 출시했으며, LG전자도 연내 '로보킹 AI 올인원'의 후속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로보락의 독주 속에서 경쟁사들은 경쟁적으로 판매 단가를 인하하며 재고 소진에 나섰다. 이날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커머스에서는 지난해 180~190만원대로 출시됐던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제품들을 최대 44%가량 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내 출시된 모바 'V50 울트라'는 출시가 179만원에서 현재 판매가 109만원으로 낮췄다. 같은 달 출시한 에코백스의 '디봇 X8 프로 옴니'도 현재 44% 인하(179만원→99만원)해 판매 중이다. 9월 출시된 드리미의 '아쿠아10 울트라' 제품도 199만원에서 129만원으로 35%가량 낮춰 팔고 있었다. 삼성전자, LG전자 역시 전작 제품을 28~29%가량 할인 판매 중이다.
업체들은 올해 신제품 출시가도 일제히 낮추고 있다. 로보락은 올해 출시한 '큐레보 커브 2 플로우' 출시가를 149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출시한 '큐레보 커브 1'(159만원)보다 10만원 낮다. 에코백스도 이달 출시한 'X11 프로 옴니' 아쿠아 롤러형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169만원에 출시해, 전작보다 10만원 낮췄다. '디봇 T90 프로 옴니' 역시 119만원으로 출시가를 책정했다. 지난해 180만원대의 프리미엄 라인을 선보였던 모바도 신제품 'S70 울트라 롤러' 제품을 99만원에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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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중심의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속에 가격대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 제품들도 이전처럼 높은 가격에 잘 판매가 안 되고 있고, 고가로 출시됐던 미판매 물량들이 재고로 쌓여 있다"며 "일부 브랜드가 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추면서 전체 시장가가 낮아지고 있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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