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은어인 '칼빵'으로 묘사"
"인륜 저버린 행위…공식 사과해야"
디즈니+ 예능 프로그램 '운명전쟁49'에서 순직 경찰관의 사망 경위를 예능 소재로 활용하며 '칼빵'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가운데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가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출연진·제작진, 몰상식한 행태…깊은 분노"
경찰관 노조 대안 조직 격인 경찰직협은 23일 입장문을 내고 "범인 검거 중 순직한 공무원의 희생을 '칼빵'이라는 저속한 은어로 비하하고, 이를 유희의 소재로 삼은 출연진과 제작진의 몰상식한 행태에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표한다"고 했다.
'운명전쟁49'는 49명의 운명술사가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11일 공개된 2화에서는 2004년 강력 사건 피의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순직한 고(故) 이재현 경장의 사인을 맞히는 미션이 등장했다.
한 무속인은 "흔히 칼 맞는 걸 '칼빵'이라고 하지 않느냐. 칼 맞는 것도 보이고…"라며 이 경장의 사인을 추정했다. 그러자 MC를 맡은 방송인 전현무는 "제복 입은 분이 칼빵이다. (사망원인이) 너무 직접적"이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직협은 "순직 공무원의 헌신은 우리 사회가 영원히 기억하고 예우해야 할 가치"라며 "14만 경찰 공무원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순직은 누군가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이며 국가적으로 커다란 손실"이라며 "범죄자들 은어인 '칼빵'으로 묘사하며 웃음을 유도한 것은 인륜을 저버린 행위이자,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경찰직협은 해당 방송사에 출연진의 공개 사과와 자숙의 시간, 유가족과 전국 경찰공무원에 공식 사죄, 문제의 회차 방영분 즉각 삭제 등을 요구했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향해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엄중히 받아들여 해당 프로그램에 법정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운명전쟁49' 제작진, 순직 소방관 사주풀이 논란에 사과도
앞서 해당 회차에서는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철홍 소방교의 사인을 맞히는 미션도 등장해 유족이 반발하는 일도 빚어졌다. 초상 사용에 대해 유족의 동의를 얻었다고 대응했던 운명전쟁49 제작진은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 20일 "상처 입으신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그램 취지상 여러 삶과 죽음이 소개될 것이었기에 의미 있고 숭고한 사연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며 "촬영에 앞서 유가족께 점술가들이 출연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며 사주를 통해 고인의 운명을 조명하는 내용이라는 점을 설명해 드리고 가족분의 서면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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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부 유가족과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고 불쾌함을 밝힌 데 대해선 "많은 분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유가족께) 계속 설명을 드려 오해를 풀고, 시청자와 당사자 모두의 이해와 공감을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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