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공연장으로…"한류 새로운 이정표"
공연 한 달 앞두고 해외 팬들 '명당 답사'
하이브-서울시, 전광판 동시 송출도 추진
"티켓팅은 정말 '피 튀기는 전쟁(Bloodbath)'이에요. 한국까지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어서 전광판이 크게 보이는 곳이라도 미리 점 찍으러 왔어요."
남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컴백 무대를 한 달 앞둔 지난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은 낮 기온이 20도에 육박하며 초여름을 방불케 했다. 이보다 더 뜨거웠던 건 외국인 팬들의 열기였다. 공연까지 한 달가량 남았지만, 전 세계에서 몰려든 '아미(BTS 팬덤)'들의 사전답사가 한창이었다.
다음 달 21일 열리는 'BTS 컴백 라이브 : 아리랑'을 앞두고, 광화문 주변 전광판으로 공연 실황을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진 속 빨간 테두리는 당일 영상이 나올 KT 건물 전광판 위치. 박호수 기자
BTS 컴백을 앞두고 서울 도심이 들썩이고 있다. 월드컵 등 과거에는 도시가 응원의 공간이었다면, 이제 도시 자체를 무대로 삼는 'K컬처'의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5일 공연 업계에 따르면 BTS는 다음 달 21일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 아리랑' 공연을 진행한다. 이번 공연의 핵심 전략은 광화문광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넘어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공연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소속사 하이브(HYBE)는 현재 코리아나호텔(K Vision), KT WEST, 동아일보(Luux), 세광빌딩(Lume Media) 등 광화문 일대 주요 거점의 옥외 전광판을 연동하는 '도심 동시 송출'을 추진하고 있다.
공연 예매는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지만, 팬들 사이에선 좌석표를 두고 불만이 쏟아졌다. 고층 빌딩이나 세종대왕 동상,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 등에 무대가 가려지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여기에 서울시가 추진 중인 '감사의 정원' 조성 공사의 가림막까지 더해지며 좌석이 좁아지자 팬들의 불만이 커졌다. 이 때문에 하이브와 서울시가 대안으로 추진 중인 전광판이나 인근 빌딩 뷰 등 '플랜B'를 마련하려는 팬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실제로 광화문 일대 현장을 돌아보니 무대가 설치될 중심부에서 다소 떨어진 세종대로 사거리나 시청 인근에서도 대형 전광판을 통해 공연을 '직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장에서 만난 미국인 클로이씨(24)는 스마트폰으로 전광판 가시거리와 각도를 측정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그는 "티켓 1만8000장 안에 드는 건 기적에 가깝다"며 "전광판이 가장 크게 보이는 보도블록을 미리 점찍어뒀는데, 여기서 화면으로 실황을 즐길 계획"이라고 했다.
인근 고층 호텔과 식당가도 벌써 전쟁터다. 광화문 방면 시야가 확보되는 호텔은 공지가 뜨자마자 매진됐고, 전광판 뷰가 좋은 디타워(D-Tower) 식당가나 인근 카페에는 예약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광화문 인근 스타벅스 관계자는 "공연 당일 인파에 대비해 가용 인력을 대폭 늘렸다"며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정상 영업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전 문제도 비상이다. 당일 최대 26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경찰은 세종대로 등 인접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경찰 특공대를 배치하는 등 최고 수준의 경비에 나선다. 구역별 혼잡도를 실시간 분석하는 '4단계 인파 관리 시스템'도 가동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지난 이태원 사태를 기억하고 안전 가이드를 철저히 따르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종문화회관에선 시민·관객 안전을 위해 예정된 공연 일정을 취소하거나 조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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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BTS 공연은 도시 전체를 공연장으로 만드는 미래형 발상의 전환"이라며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전 세계에 증명할 상징적 사건이자 K컬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호수 기자 l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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