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상호관세 '위법' 판결
트럼프 글로벌 관세 일괄 15% 카드
미국 수출비중 높은 K뷰티 "정책 불확실성 지속"
미국 상호관세 환급 주목…에이피알 현금 유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글로벌 관세전쟁에 돌입하면서 K-뷰티 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관세'를 기존 10%에서 15%로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다. 국가별 차등 방식의 상호관세에는 제동이 걸렸으나,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관세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K-뷰티의 미국 성장 전략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23일 화장품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부과에 따른 한국화장품 기업들의 이익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은 확대됐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글로벌 관세 15%는 수치상 기존 상호관세와 같은 수준이지만, 관세 적용기간의 추가 연장이나 추가 조치 가능성 등 예측이 어려워진 탓이다.
현재 국내 뷰티기업 중 미국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에이피알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에이피알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87%, 그중에서 미국이 47%다. 같은 기간 에이피알의 미국향 매출은 2551억원을 기록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관세율로만 보자면 기존과 동일한 수준이기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주 수출처인 만큼 관세 이슈는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상호관세 15% 부과되면서 에이피알 기준 영업이익률은 약 1%포인트 하락 정도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모레퍼시픽도 해외 매출 중 미국향 비중이 높은 기업 중 하나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48.7%로 이 중 미국이 15.7%로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미국향 매출액은 1826억원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현지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데다, 유통사를 통해 가격협상을 하는 등 관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재가 있어 영향은 크진 않을 것"이라며 "특히 북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라네즈'의 경우 저가 화장품으로 공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저항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관세는 항상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 제조사인 코스맥스,한국콜마 및 유통사 실리콘투등도 사정권이다. 제조사의 경우 관세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하나, 고객사로부터의 주문 변동성, 유통사의 경우 마진압박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일괄 15% 관세로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뷰티 브랜드들과 비슷한 포지셔닝을 가진 미국 브랜드 중 상당수가 중국 제조자개발생산(ODM)으로부터 제품을 조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원가 부담은 완화되기 때문이다.
기존 중국의 관세는 '상호관세 10%'에 '펜타닐 관세 10%'로 총 20%였으나, 이번에 일괄 15%로 관세가 부과되면 기존 대비 5%포인트가량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국가별 차등 관세가 아닌 글로벌 일괄 15% 관세 부과의 경우 해외브랜드들의 대중 관세 부담 및 관련 리스크 완화로 이들의 수익성, 온쇼어 생산수요 감소로 한국화장품 업체들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으로 이미 납부된 관세의 환급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5% 상호관세가 적용된 만큼, 해당 기간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에 대한 환급이 이뤄질 경우 기업별로 적지 않은 현금 유입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환급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구조는 아니어서 별도의 행정 절차나 법적 다툼이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환급이 현실화되더라도 이는 일회성 요인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실적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기존 상호관세 위법으로 인한 법적 소송은 아직 말씀드리기는 이른 상태나, 향후 환급이 현실화 될 경우 단기 실적에는 긍정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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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연구원은 "상호관세 환급의 경우 정확한 환급 대상 여부 및 금액, 적용 시점 등 세부 기준이 달라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면서도 "환급이 이뤄질 경우 미국 수출 물량이 큰 에이피알, 아모레퍼시픽, 실리콘투 등에는 일회성 이익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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