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홀딩스·이토추상사 이달내 펀드 설립
일본 노무라홀딩스와 이토추상사가 '중소기업 승계펀드'를 설립한다. 은퇴를 앞둔 오너 지분을 사내 직원에게 이전하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후계자 찾기가 어려워 인수합병(M&A)에 의존했던 일본 중소기업 생태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달 안으로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승계펀드가 출범할 예정이라고 23일 보도했다. 노무라홀딩스는 펀드 관리를 담당하는 자회사를 운영할 예정이며, 이토추상사와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이 공동 출자에 들어간다. 노무라홀딩스는 외부 전문 경영인을 중소기업에 연결하는 사업 승계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다. 노무라증권 영업망도 활용해 적극적으로 고객 발굴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토추상사는 기업의 요구에 맞춰 거래처 개척, 협업처 확대를 지원한다.
펀드에는 회계 소프트웨어 회사 프리, 일본 최대 M&A 플랫폼 니혼M&A센터 등 5개 사가 출자할 예정이다. 자금 규모는 47억엔(439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방은행에서도 올해 100억엔(935억원) 가까이 조달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승계펀드는 펀드가 오너의 보유 주식을 매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회사는 후계자 후보 직원에게 일정 가격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한다. 이어 회사는 펀드가 보유한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해 소각한다. 펀드는 이 과정을 통해 지분을 단계적으로 줄인다. 약 10년에 걸쳐 펀드의 지분이 '0'이 되면 후보 직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한다. 신주를 취득해 단일 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펀드는 주식 매각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배당 수익을 가져간다.
일본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로 은퇴를 앞둔 중소기업 경영자가 급증하면서 후계자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사업승계는 투자회사나 대기업과 M&A를 맺어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장래 매각될 가능성을 우려해 내부 직원 승계를 선호하는 추세다.
다만 내부 직원에게 경영을 넘기려 해도 주식 취득 자금 부족으로 승계가 무산되는 사례가 많았다. 오너 사망 이후 지분이 친족에게 분산돼 경영 안정성이 약화하는 문제도 이어져 왔다. 닛케이는 "이번 펀드는 후계자의 금전 부담 없이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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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승계 확대 추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업체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일본 27만개 기업 중 지난해 후계자가 없었던 기업은 50.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를 교체한 기업 가운데 36.1%는 후임으로 내부 인사를 선임했다. 이는 2021년 대비 약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친족 승계는 약 6%포인트 하락한 32.3%를 기록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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