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온리' 프로모션으로 가맹점주만 피해
공정거래법·가맹사업법 위반…"불공정 거래"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들이 처갓집양념치킨 가맹본부(한국일오삼)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진행한 프로모션이 공정거래법과 가맹사업법에 위반된다며 법무법인 YK(대표변호사 강경훈, 김범한)를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다른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고 배달의민족과만 전속 거래를 하는 조건으로 중개수수료를 대폭 낮춰주겠다는 식으로 가맹점주들의 협약 체결을 유도했지만 프로모션의 빈도나 효과 등에 대해 과장된 정보가 제공됐고, 경쟁 플랫폼을 이용하지 못함에 따른 매출 감소 위험도 제대로 고지받지 못해 피해를 입었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2024년 7월 15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라이더유니온,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님모임,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관계자 등이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가맹본부나 우아한형제들은 프로모션 참여 여부가 가맹점주들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고 하지만, 앱 노출 제한 등 불이익을 우려해야 하는 가맹점주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참여가 강제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배민 온리(Only)' 프로모션 위법"…YK, 공정위에 신고서 제출
YK는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협의회(이하 협의회)를 대리해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가맹본부인 '한국일오삼'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YK는 우아한형제들과 한국일오삼이 진행한 '배민 온리(Only)' 프로모션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에 위반된다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27일 처갓집양념치킨 운영사 한국일오삼과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난 9일부터 배달의민족에만 입점하는 가맹점에 수수료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배민 온리'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YK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가맹본부와 MOU를 체결하면서 가맹점주가 다른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고 배달의민족과만 전속 거래를 하는 조건으로 수수료 인하 및 할인 지원 혜택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개수수료를 기존 7.8%에서 3.5%로 낮춰주는 방식을 제안하며 전속 거래를 유도했다.
YK는 "해당 프로모션이 점주들에게 제공하는 실질적 경제 혜택은 미미한 반면 다른 배달앱을 통한 거래 기회를 완전히 박탈해 가맹점에 심각한 매출 감소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프로모션 참여 매장은 쿠팡이츠, 요기요 등 다른 배달앱을 이용할 수 없었다.
특히 치킨 프랜차이즈는 브랜드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한 업종인데, 단일 배달 플랫폼 운영에 따른 실질적인 매출 감소는 오롯이 가맹점주가 감수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매출 감소로 인한 피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이나 가맹본부 측의 책임 분담 약속은 전혀 없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우아한형제들과 가맹본부가 체결한 MOU에 따라 2024년 말 기준 1254개에 달하는 가맹점 중 90% 이상의 가맹점이 반강제적으로 프로모션에 참여하게 되면서 다른 배달앱에서 처갓집양념치킨의 노출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지위 남용·불공정거래…가맹사업법상 허위·과장·기만적 정보 제공 및 불공정거래
아시아경제 취재에 따르면 YK는 우아한형제들과 가맹본부가 배타조건부 거래 협약을 체결해,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들이 배달의민족 외 다른 배달앱에는 입점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유형 중 '구속조건부 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법 제45조 1항은 공정한 거래를 해칠 우려가 있는 사업자의 행위를 열거하고 있는데, 7호에서 '거래의 상대방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YK는 이들이 가맹점주들에게 우아한형제들이 제공할 프로모션의 빈도 등을 과장해 프로모션에 참여하는 협약을 체결하도록 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중 '부당한 고객 유인'에 해당한다고 봤다.
지난 2021년 3월 22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민라이더스지회 소속 배달의 민족 라이더들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라이더 처우개선 요구 집회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공정거래법 제45조 1항 4호는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시정조치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같은 법 제125조(벌칙) 4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YK는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처갓집양념치킨 가맹본부와 배타조건부 거래 협약을 체결해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사업자(가맹점주)들이 배달의민족에만 입점하도록 한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금지되는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중 '배타조건부 거래로 인한 경쟁사업자 배제'에도 해당한다고 신고했다.
공정거래법 제5조 1항 5호는 '부당하게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하거나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때는 공정거래법 제124조(벌칙) 1항 1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한편, YK는 가맹본부인 한국일오삼이 가맹점주들에게 프로모션 참여를 권유하면서 수수료 인하의 실질 효과, 경쟁플랫폼 이용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 위험, 배타조건 구조에 따른 법적 위험 등 가맹점사업자의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행위는 가맹사업법 제9조 1항과 제12조 1항 2호에 위반된다고 신고했다.
가맹사업법 제9조(허위·과장된 정보제공 등의 금지) 1항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정보를 제공함에 있어서 '사실과 다르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실을 부풀려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허위·과장의 정보제공행위)와 '계약의 체결·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기만적인 정보제공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허위·과장의 정보를 제공하거나 기만적인 정보를 제공할 경우 가맹사업법 제41조(벌칙) 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가맹사업법 제12조 2호는 가맹사업의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불공정거래행위의 한 유형으로 '가맹점사업자가 취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의 가격, 거래상대방, 거래지역이나 가맹점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를 들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법 제48조(보복조치의 금지)는 사업자가 같은 법 제45조 1항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공정위에 신고하거나, 공정위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다른 사업자에게 거래의 정지 또는 물량의 축소, 그 밖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사실상 선택 강제"…할인 분담률 부풀려져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우아한형제들이 1위 사업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형식상 선택이나 실질적으로는 강제'에 가까운 전속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프로모션에 불참할 경우 앱 내 노출 제한 등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커 사실상 프로모션 참여를 거부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과 본부가 일방적으로 MOU를 체결하는 구조 속에서 개별 점주가 프로모션 참여를 사실상 거부하기 어려웠는지 공정위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협의회 측은 가맹본부에 대해서도 "유리한 조건만 강조하고 복잡한 정산 구조와 배달의민족 지원금의 실체를 정확히 안내하지 않아 점주들을 특정 플랫폼에 묶이게 했다"고 지적했다.
YK는 우아한형제들과 가맹본부가 추진한 할인 프로모션의 정산 방식에도 심각한 함정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령 3만원 상당의 치킨을 8000원 할인해 2만2000원에 판매할 경우, 우아한형제들이 할인 금액 8000원 중 4000원을 지원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50%를 보전해 주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가맹점주가 4000원의 고정 할인액을 부담해야 하는 반면, 우아한형제들은 일방적인 총 할인 금액 조정을 통해 자신의 부담액을 업주보다 적은 1000원~3000원 수준으로 설정할 수 있다. 실제 올해 2월에도 총 할인 금액을 6000원으로 설정해 가맹점주는 4000원을 고스란히 부담한 반면, 우아한형제들은 2000원만 부담했다.
게다가 배달의민족 앱 사용자들에게 실제 발급되는 쿠폰은 대체로 3000원~4000원 수준이며, 8000원 이상의 고액 쿠폰이 발행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할인분은 전액 가맹점주나 가맹본부가 부담하게 되고, 우아한형제들의 보전 혜택은 크지 않다는 게 협의회 측의 주장이다.
매출이 늘면 우아한형제들의 전체 수수료 수익은 증가하지만, 가맹점주는 과도한 할인액을 오롯이 떠안게 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YK는 "이는 다른 배달앱 이용 차단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커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YK는 프로모션 안내문상으로는 가맹본부 및 지역본부와 가맹점이 일정 비율로 나눠 할인분을 부담하는 것으로 안내됐지만, 법률적으로 배달앱과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가맹본부가 아니라 개별 가맹점이기 때문에 할인쿠폰 비용은 가맹점이 부담하는 금액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YK는 "공정위 조사를 통해 독점적 사업자가 배타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모든 피해를 가맹점주가 떠안는 불공정한 행태가 근절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YK는 지난달 12일 실제 결제액이 아닌 '할인 전 금액'을 기준으로 약 10%의 수수료를 징수해 온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행태를 지적하며 BBQ·배스킨라빈스 등 전국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360여명을 대리해 서울동부지법에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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