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혁명 때 전 재산 잃고 미국으로 망명
미국서 임대업 시작…로지텍 창업자와 인연
구글이 세입자로 오며 '럭키빌딩' 신화 만들어
페이팔, 튜어링 등 유니콘 기업에 투자
이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가 있을까. 글로벌 벤처캐피탈(VC) 플러그앤플레이 창업자 사이드 아미디 회장은 이란의 부유한 가문 출신이다. 그의 집안은 사업으로 이란에서 큰 부를 일궜다. 남 부러운 것 없던 그의 인생은 변곡점을 맞는다.
1972년 2월 이란 혁명이 발발하자 아미디 회장의 가족은 전 재산을 잃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로 망명했다. 그의 아버지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미국에서 양탄자 판매를 시작했다. 아미디 회장도 독립해 생수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이 때 그의 인생을 바꾼 첫 번째 인연이 시작된다. 아미디 회장의 가게 옆집에 스타트업 '로지텍'이 둥지를 텄다. 아미디 회장은 특유의 넉살 좋은 성격으로 로지텍 창업자들과 친해졌다.
그는 팔로알토에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사무실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아미디 회장은 곧 팔로알토에 2층짜리 건물을 매수하고, 벤처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임대업을 시작했다.
첫 입주자는 바로 친하게 지냈던 로지텍. 로지텍은 아미디 회장의 건물에서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고 독립했다. 두 번째 임차인으로 또 스타트업이 들어왔다. 바로 구글. 3명의 창업자는 아미디 회장의 건물에서 직원을 30명까지 늘리며 사업을 키웠고, 투자 유치에 성공해 독립했다.
스타트업의 연이은 성공 소식에 또 새로운 스타트업이 들어왔다. 그 유명한 페이팔이다. 당시 페이팔은 임대료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무명의 스타트업이었다. 아미디 회장은 새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집념과 열정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는 스타트업 창업자 중 한 명인 피터 틸에게 "임대료를 1년 동안 받지 않고, 대신 그 돈을 네 사업에 투자하겠다"라고 제안했다. 그가 사업가에서 투자자로 각성한 순간이었다.
몇 년 뒤 이베이는 이 스타트업을 1조7000억원에 인수한다. 스타트업 페이팔이 M&A에 성공하면서 아미디 회장도 처음으로 투자 수익을 누렸다. 페이팔 공동창업자였던 피터 틸은 팔란티어를 만들고, 아미디 회장은 2006년 플러그앤플레이를 창업하고 본격적으로 벤처 투자에 나섰다.
그는 투자할 때 지표나 단기 수익보다 창업자의 집념, 열정, 회복탄력성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험적으로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공통점이 이런 덕목이었기 때문이다.
아미디 회장은 여전히 투자를 결정할 때 사업성과 함께 창업자를 직접 본다. 그는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열심히 일하고 열정적인 사람을 좋아한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황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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