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주도 윌 루이스 CEO
기자 등 구성원엔 메시지 없어
사주 베이조스에게만 "감사하다"
미국 유력 매체인 워싱턴포스트(WP)의 구조조정을 주도해온 발행인이 사임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윌 루이스 WP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2년에 걸친 변화의 시간을 거친 지금이 내가 물러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며 자신의 사임 소식을 전했다.
그는 "재임 기간 지원과 리더십을 보여준 제프 베이조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이 조직은 그보다 더 나은 사주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스는 다우존스 CEO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발행인을 지낸 인물로, WP가 이미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있던 2023년 발행인으로 영입돼 구조조정을 지휘해 왔다. WP는 지난 4일 인공지능(AI) 기술 확산과 수익률 감소 여파 속에 전체 기자 800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300여명을 해고했다. 아울러 오랜 명성을 쌓아온 스포츠면을 폐지하고 신간 소개 부문과 뉴스 팟캐스트 '포스트 리포트'도 중단했다.
루이스는 이러한 대량 기자 해고와 관련해 "WP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수백만 독자에게 수준 높은 비당파적 뉴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들이 내려졌다"라고만 간단히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 성향 언론이던 WP는 2013년 베이조스 인수 후 논조가 바뀌자 독자가 대거 이탈하면서 경영 악화에 봉착했다. WP는 1976년 이후 1988년 대선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해왔다.
하지만 2024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사설을 준비했음에도 이를 발행하지 않아 구독자 20만명이 신문을 해지하고 논설위원들이 사퇴하는 등 거센 역풍에 시달렸다.
WP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베이조스가 신문에 적극적 투자를 단행할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다른 곳에 매각하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WP 직원 노조는 "루이스 유산은 위대한 미국 언론 기관을 파괴하려 한 시도로 남을 것"이라며 "베이조스는 이번 감원을 즉시 철회하거나, 회사를 신문의 미래에 투자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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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베이조스는 "WP에는 필수적인 저널리즘 사명과 특별한 기회가 있다. 독자들은 매일 우리에게 성공으로 가는 로드맵을 제시해 준다"며 자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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