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양자 등 전략기술 측정표준 과제 4건 선정… 3년간 약 5억 원 확보
준회원국 가입 이후 첫 성과… 유럽 연구 생태계 본격 진입 신호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유럽연합(EU)의 대형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으로부터 연구비를 직접 배정받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월 우리나라가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Associate Member)으로 가입한 이후, 국내 연구기관이 EU 예산을 직접 집행하는 '수혜자(Beneficiary)' 지위로 과제에 선정된 첫 사례다.
KRISS는 호라이즌 유럽 산하 유럽측정표준파트너십(EPM) 공모에서 총 4개 과제가 선정됐으며, 이 가운데 3개 과제에 대해 2026년부터 3년간 약 28만5000유로(한화 약 5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그동안 국내 연구기관은 호라이즌 유럽 공동연구에 참여하더라도 '제3국 연구자(Associated Partner)'로 분류돼 EU 예산을 받을 수 없었지만, 준회원국 가입으로 제도적 장벽이 해소됐다.
이번에 선정된 과제들은 차세대 통신, 첨단 바이오, 양자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의 핵심 측정표준 기술을 다룬다. KRISS는 영국 국립물리연구소(NPL), 독일 연방물리기술연구소(PTB) 등 유럽 주요 국가측정표준기관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자파 소자 및 6G 통신용 온웨이퍼 전자파 측정 ▲신속·정확한 감염병 진단을 위한 측정표준 확립 ▲열역학 온도 보급을 위한 첨단기술 수용 ▲양자 기반 나노스케일 자기장 계측 기술 개발 등을 공동 수행한다.
해당 과제들이 포함된 유럽 측정표준 파트너십은 호라이즌 유럽의 핵심축인 '글로벌 도전과제 및 산업경쟁력(Pillar 2) 중 '디지털·산업·우주' 클러스터에 속한다. 이 파트너십은 유럽측정표준협력기구(EURAMET)가 주도하며, 보건·기후변화 등 글로벌 난제 해결을 위한 측정기술 고도화를 목표로 국가측정표준기관(NMI), 연구소, 대학, 산업계가 폭넓게 참여한다.
KRISS는 그동안 영국·독일 등 유럽 선진 연구기관과 장기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으며, 이번 성과는 그 신뢰 관계가 실질적인 연구비 수주로 이어진 결과라는 평가다. 현재도 호라이즌 유럽 내 다수의 추가 과제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후속 성과 가능성도 크다.
이호성 KRISS 원장은 "유럽 주도의 거대 연구 생태계에서 우리나라 측정표준 기술력이 최고 수준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유럽 핵심 연구진과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6G·양자 등 전략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주도권 확보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호라이즌 유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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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은 유럽연합(EU)이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총 955억 유로를 투입해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연구혁신(R&I) 프로그램이다. 기초과학부터 산업·사회 문제 해결까지 전 주기를 포괄하는 EU의 9차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으로, '우수 과학(Pillar 1)', '글로벌 도전과제 및 산업 경쟁력(Pillar 2)', '혁신적인 유럽(Pillar 3)'의 세 축으로 구성된다. 그동안 EU 회원국과 일부 인접국 중심으로 예산이 집행돼 왔으나, 우리나라는 2025년 아시아 최초로 준회원국에 가입하며 연구비를 직접 수주·집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에 따라 국내 연구기관과 기업의 유럽 공동연구 참여 방식도 단순 협력에서 실질적 예산 수혜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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