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2명 중 23명(72%) 임기 만료
금감원장 '참호 구축' 비판에 연임 관행 제동
금융권 "인력풀 한계·경영 연속성 고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해 연일 날 선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사외이사의 대규모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3~4년, 길게는 최장 임기(5~6년)를 채우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금융당국의 압박에 연임 관행이 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외이사 10명 중 7명 임기 만료… 신한·하나는 '대부분'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총 32명 중 23명(71.9%)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주별로는 하나금융이 9명 중 8명으로 가장 많고, 신한지주(9명 중 7명), KB금융(7명 중 5명), 우리금융(7명 중 3명) 순이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최초 선임 시 2년의 임기를 보장받고, 연임 시 1년씩 연장되는 구조다. 최장 임기는 KB가 5년, 나머지 3개 지주는 6년이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중 윤재원 신한지주 이사회 의장은 최장 임기를 모두 채워 교체가 확실시된다.
통상 사외이사 교체는 1~2명 소폭에 그쳐왔으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9일부터 8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iM·BNK·JB)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특별점검을 예고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여러 차례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에 대해 '참호구축'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도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직격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이사회 참호를 구축한 최고경영자(CEO)의 셀프 연임 ▲ 이사회 및 각종 위원회의 거수기 전락 ▲ 사외이사의 실질적 견제·감시 기능 약화 등을 금융지주 이사회의 대표적인 문제로 꼽았다. 이 밖에 이 원장은 교수 일색인 사외이사 구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특별 점검을 통해 지배구조 모범 관행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특별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 개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람이 없다"… 좁은 인력풀에 금융권 '고심'
금융지주사들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심이 깊다. 금융당국이 사외이사 임기 분산, 교수 편중, 추천경로 공개, 사외이사 수 확대 등을 지적하면서, 이를 올해 주주총회부터 반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BNK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주주 공개 추천 절차 도입, iM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예비후보자 추천제도 실시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외이사 후보 풀이 지나치게 한정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2010년대 들어 금융당국 주도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CEO 승계 절차 공시, 사외이사 임기 제한 등이 이뤄졌다. 이른바 '규제의 역설'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사와 중요한 거래 관계가 있거나 사업상 경쟁·협력 관계에 있는 상근 임직원 등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 자격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하다 보니 이해관계가 없는 교수들로 이사회가 꾸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중 교수 출신은 15명(47%)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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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콕 짚어 사외이사 구성을 들여다보겠다고 한 만큼 금융사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연속성 측면에서 무조건 교체할 수도 없는 데다, 금융사 사외이사는 특히 인력풀이 좁아 새로운 인물을 당장 찾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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