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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원장 '관치' 논란, 전임과 비교해보니…쟁점은 지배구조 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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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처럼 '회장 사퇴 압력' 등 직접 개입은 없지만…취임 초기 TF 출범에 시선
국민연금 사외이사 추천권 언급 놓고 "경영 개입 신호" 우려도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TF, 제도 개선 범위·수위에 금융권 촉각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회장 연임 관행을 겨냥해 "차세대 리더도 골동품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자 금융권에서 '관치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금감원장 취임 약 150일 만에 금융위원회와 함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당국이 민간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찬진 원장 '관치' 논란, 전임과 비교해보니…쟁점은 지배구조 TF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6.1.5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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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역대 금감원장(금감원 출범 이후) 중에는 취임 초기부터 금융사 지배구조나 경영 현안에 대해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거나, 그 과정에서 '관치' 논란이 제기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금융위원장 겸임의 장관급 인사였던 금융감독위원장 재임기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감독, 카드사태 대응 과정에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명분이 작용하며 '관치' 논란이 잦았다는 평가가 있다.


실제로 1999년 금감원 출범 이후 2008년 조직개편 이전까지는 ▲은행·보험사 인사 및 사외이사 선임 과정 논란 ▲채용 관련 개입 논란 ▲국민·주택은행 합병 과정에서의 갈등과 파업 ▲시민단체의 관치 비판 ▲일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관련 제재·문책 논란 등이 이어졌다.


이찬진 원장 '관치' 논란, 전임과 비교해보니…쟁점은 지배구조 TF

논쟁의 핵심은 2008년 이후 '민간 금감원장' 체제가 자리 잡은 뒤에도 관치 논란이 반복돼 왔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이 전임 민간 원장들과 비교해 발언 수위가 높고, 금융위가 참여하는 지배구조 TF를 취임 초기부터 가동한 점이 '경영 개입'으로 비칠 소지가 있다고 본다. 금감원장 취임 150일 이내에 금융위와 함께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조직을 공식적으로 꾸린 것은 처음으로 전해진다. 이복현 전 원장도 유사한 성격의 조직을 구성한 바 있으나, 취임 초반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속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근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언급 등 금융권 비판 발언과 상법 개정에 따른 주주 권한 확대 흐름 등을 감안하더라도, 당국의 개입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메시지가 반복될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08년 이후 금융사 지배구조 이슈에 비교적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최수현(9대)·최흥식(11대)·이복현(15대) 전 원장과 비교해도, 이찬진 원장의 지주사 지배구조 및 이사회 구성 관련 언급이 더 강하게 받아들여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장의 관심은 지배구조 TF가 법·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이어진다면 어디까지 손댈지에 쏠린다. 금융위까지 참여하는 만큼 CEO 승계와 관련해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금융권과 학계에서는 '지주 회장 연임 금지'처럼 제도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더라도, 사외이사 임기·연임 제한(예: 3년 단임)이나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절차 강화 등은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사 정관 개정을 통한 방식도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TF에 은행연합회와 주요 금융지주가 참여하는 만큼 다양한 민간 의견이 반영되는 논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며 "원장이 사외이사 독립성을 언급한 만큼 TF에서도 이 주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이 원장이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언급한 대목을 두고 우려가 제기된다. 이 원장이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임면권 개입 논란과 관련해 "연금사회주의가 아니다"는 취지로 말한 부분이, 자칫 정부 산하 준정부기관의 경영 관여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전임 원장들 사례처럼 특정 금융지주 회장 사퇴를 압박하거나, CEO 선임 기준을 직접 제시하는 형태의 '행위'로까지 나아가진 않았다는 점에서 논의 과정에서 발언과 조치의 경계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통령 발언 직후 금융위까지 참여하는 지배구조 TF가 취임 초기부터 가동된 점은 전임(이복현) 원장 때보다 속도가 빠르다"며 "TF의 논의 자체도 중요하지만, 국민연금 같은 대형 기관투자가가 사외이사 인사에 관여하는 흐름이 강화될 경우 시장에 '경영 개입'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동주의 헤지펀드 외 기관투자가가 사외이사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는 흔치 않은 만큼, 제도 설계 과정에서 부작용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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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원장도 감독당국의 과도한 경영 개입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달 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BNK금융지주와 관련해 "절차적으로 특이한 면이 보인다"고 언급한 배경을 묻는 말에 "(지주회장 후보자들이) 연임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큰 것 같고, 거버넌스(지배구조) 건전성이 염려되는 부분을 언급한 것"이라며 "특정 회사 경영에 개입하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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