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자·투찰가 사전 조율 혐의로 기소
1심 벌금형 → 2심 전부 무죄
“공급확약 구조상 실질 경쟁 인정 어려워”
입찰방해·공정거래법 위반 고의 부정
대법, 검찰 상고 기각하며 무죄 확정
국가예방접종사업 입찰 과정에서 '짬짜미'(담합)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약사 임직원들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은 공정거래법 위반 및 입찰방해 혐의로 기소된 SK디스커버리, 보령바이오파마, 녹십자, 유한양행, 광동제약,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소속 임직원들에 대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들은 2016~2019년 조달청이 발주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등 국가예방접종사업 입찰에 참여하면서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사전에 조율하고, 일부 도매업체를 들러리로 세워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이 사건과 관련해 총 40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1심은 일부 유죄를 인정해 법인에 벌금형을 선고했으나, 2심은 전부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백신 입찰 구조상 공동판매사가 아닌 제3의 업체가 제조사나 수입사로부터 공급확약서를 받아 실제로 경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낮다고 봤다. 또 공동판매사와 들러리 업체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 사이에 실질적인 경쟁관계가 존재했다고 보기 어렵고, 경쟁을 제한하거나 입찰의 공정성을 해할 고의가 있었다고도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쟁점이 된 공동행위의 경쟁제한성과 고의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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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형사재판에서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증명돼야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해 무죄가 확정됐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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