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JYP 등 업계 전반 확대
딥페이크·해외 플랫폼 등 수사
소극적 관행 벗고 국제공조도
K팝 기획사들이 연말을 맞아 소속 가수를 향한 악성 댓글과 스토킹, 딥페이크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른 강경 대응'을 선언하며 전면전에 나섰다. 과거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국제 공조 수사까지 동원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기조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 레이블즈(빅히트뮤직·플레디스·쏘스뮤직·KOZ)와 JYP엔터테인먼트, 더블랙레이블 등 주요 기획사들은 최근 소속 가수의 권익 보호를 위한 법적 대응 진행 상황을 일제히 공개했다. 이들 기획사는 "어떠한 합의나 선처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획사들은 수사가 까다로운 엑스(X·옛 트위터)나 텔레그램 등 해외 서버 기반 플랫폼 이용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룹 르세라핌의 소속사 쏘스뮤직은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등에 유포한 이들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징역형이 선고된 사례를 공개했다. 쏘스뮤직 측은 "경찰과의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해외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역시 그룹 세븐틴과 투어스(TWS)를 겨냥한 악성 게시물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법원으로부터 정보 공개 명령(1782 Application)을 인용 받아 엑스 계정 운영자의 신원 확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스트레이 키즈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도 국내외 법원을 통해 해외 플랫폼 악성 게시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단순 비방을 넘어 가수의 안전을 위협하는 스토킹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자택 인근 배회, 침입 시도, 우편물 투척 등 심각한 스토킹 사례에 대해 즉각 경찰에 신고하고 있다"며 일부 사건에 대해 검찰이 약식명령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플레디스 역시 투어스 멤버들의 행사 현장에 무단 침입해 불법 촬영을 반복한 피의자를 고소했고, 해당 사건은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기획사들의 적극적인 고소로 악플러들이 실제 법적 처벌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가수 백현의 소속사 INB100은 "일부 고소 건에 대해 벌금형 선고 등 유의미한 법적 판단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지코의 소속사 KOZ엔터테인먼트는 "악성 루머 유포자들에 대해 소년보호사건 송치 및 벌금형 처분이 확정됐다"고 전했다. 세븐틴의 미공개 정보를 유출한 인물에게는 영업비밀 누설 혐의로 벌금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태양, 로제 등이 소속된 더블랙레이블과 에이티즈의 소속사 KQ엔터테인먼트 등은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과 팬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증거를 수집해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가수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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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K팝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진 만큼 가수 보호는 기획사의 핵심 책무가 됐다"며 "전담 대응팀이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고소를 진행하고, 경찰 및 국제 공조 수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익명성에 기댄 범죄 행위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강력한 판례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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