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시스, 1·2차계약분 61% 미납"
선급금 목적 외 사용·증설계획 불이행
국토교통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발주한 철도차량 납품을 미루고 있는 다원시스를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26일 밝혔다. 계약선급금으로 지급한 자금 가운데 일부를 다른 곳에 쓴 점, 추가 계약을 맺기 직전 납품 물량을 반짝 늘리다 이내 중단한 점 등을 확인했다. 발주처인 코레일에 대해선 감사를 추가로 진행키로 했다.
국토부 설명을 들어보면 앞서 2018~20129년 맺은 1차 계약분 150량 가운데 미납된 물량이 30량(미납률 20%), 2차 계약분 208량 가운데 미납분이 188량(90%)에 달한다. 1·2차 합산 358량 가운데 140량만 납품됐고 절반이 넘는 218량(61%)이 아직 납품되지 않았다. 당초 계약대로면 2022~2023년에 걸쳐 공급했어야 했다. 업체가 계약을 어겨 열차를 공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코레일은 지난해 3차 계약(116량)을 맺었다.
앞서 국토부는 올해 10월 국정감사 등에서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자 11월부터 코레일과 다원시스 간 구매계약 전반, 코레일의 계약이행 관리실태에 대해 감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다원시스는 계약 선급금 일부가 해당 철도차량(ITX-마음) 제작과 무관한 일반 전동차량 부품(보조전원장치 등) 구매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법령 상 선급금은 해당 계약을 이행할 때만 쓸 수 있다. 다원시스가 제출한 선급금 지출내역에는 2차 계약 선급금 2457억원 가운데 1059억원 상당액이 1차 계약분 차량 제작을 위해 지출됐다. 해당 차량을 생산하는 다원시스 정읍공장 현지 조사 결과 완성차 제작에 필요한 자재·부품이 2~12량 분량만 확보돼 적기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점도 확인됐다.
3차 계약과 관련해선 지난해 4월 계약 체결 직전 납품 물량을 월 4량에서 월 12량으로 일시적으로 늘렸다가 5월부터는 곧바로 중단했다. 회사 측은 3차 계약을 위해 제출한 기술제안서에 생산라인을 늘리겠다는 점을 명시했으나 이러한 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점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이달 열린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코레일-다원시스 간 계약이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계약을 맺은 점, 선급금이 지나치게 큰 점 등을 문제 삼았다. 국토부는 "다원시스의 계약 불이행, 규정위반에 대한 수사의뢰와 함께 계약관리 전반에 대해 코레일 감사를 신속히 추진해 위법·부당한 업무처리에 대해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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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순 다원시스 대표가 올해 10월 대전 동구 국가철도공단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국가철도공단·에스알(SR)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수사 의뢰와 별개로 국토부 감사는 꾸준히 진행키로 했다. 국토부는 법률 자문 결과 선급금 목적 외 사용, 3차 계약 후 납품중단 같은 사안은 형법상 사기죄 혐의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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