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기에 힘입어 살모사 온라인 거래 급증
뱀 구매했던 물린 남성, 손가락 괴사로 절단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 2'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영화 속 뱀 캐릭터의 인기에 영향을 받아 맹독성 독사를 반려동물로 키우려는 수요가 급증해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반려 뱀에게 물려 손가락을 절단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며 공공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CNN은 '주토피아 2'는 중국 개봉 약 3주 만에 35억5000만 위안(약 7500억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중국 내 역대 외국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영화는 주디와 닉이 정체불명의 뱀 캐릭터 '게리 더 스네이크'를 쫓으며 벌어지는 추적 어드벤처를 그린 작품으로, 새로운 캐릭터 게리는 귀엽고 책임감 있는 이미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인기가 현실로 이어지며 게리와 닮은 살모사 입양 열풍으로 번졌다는 점이다. 중국 내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영화 개봉 이후 '인도네시아 살모사', 이른바 '섬 대나무 살모사' 검색량이 급증했고, 거래 가격도 수백 위안에서 수천 위안까지 치솟았다. 장시성 출신의 한 20대 남성은 "게리 캐릭터가 파충류 반려동물에 대한 편견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며 실제 살모사를 구매했다고 CNN에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파충류 사육자들이 이상한 취향으로 오해받아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맹독성 뱀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데 따른 위험성은 현실에서 곧바로 드러났다. 지난 18일 중국 CCTV에 따르면, 베이징에 거주하는 황 모 씨는 반려 뱀으로 '오보사'를 키우던 중, 병든 뱀에게 먹이를 직접 먹여주다 엄지손가락을 물렸다. 이후 손가락이 괴사해 결국 절단 수술을 받아야 했다.
오보사는 살무삿과에 속하는 맹독성 뱀으로, 이름 자체가 "물리면 다섯 걸음도 못 가 죽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을 정도로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 독이 혈액 응고 기능을 심각하게 파괴한다고 경고한다. 베이징 뉴스는 "영화 속 뱀 캐릭터는 사랑스럽게 묘사되지만, 현실의 독사는 결코 무해한 존재가 아니다"라며 "탈출이나 인명 피해로 이어질 경우 심각한 공공 안전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더우인, 샤오홍슈, 셴위 등 중국주요 플랫폼에서는 파란 살모사 판매가 중단됐다. 선전시 질병예방통제센터 역시 "이색 반려동물은 야생동물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아 병원체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임산부, 아동, 노인, 면역 취약 계층은 사육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뱀 캐릭터의 인기에 힘입어 굿즈 판매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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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바오에서는 '파란 뱀 캐릭터 블라인드 박스'가 주간 베스트셀러 톱10에 올랐고,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게리 봉제 인형은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영화 속 귀여운 캐릭터가 현실에서 위험한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당국과 소비자 모두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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