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HBM 호황에
구조조정 인텔도 흑자 전환
SK하이닉스, 삼성 제쳐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호조에 힘입어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 11곳의 올해 3분기(7~9월) 순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확대되면서 SK하이닉스는 3분기 순이익에서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AI 반도체·HBM 호황에 실적 급증…차량용 반도체는 부진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퀵(QUICK)·팩트셋 집계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설계·개발·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 주요 11개 기업의 3분기 순이익 합계는 801억달러(약 11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집계에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퀄컴을 비롯해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 TI,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포함됐다.
11개 기업 가운데 9곳의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경영난에 빠졌던 미국 인텔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공장 투자 축소와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인텔이 분기 기준 최종 흑자를 기록한 것은 7분기 만이다. 순이익 개선 폭은 200억달러를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최신 AI 반도체 '블랙웰' 판매 호조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66% 증가했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 늘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당시 "AI 버블에 대한 논의가 많지, 우리 관점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브로드컴도 AI 반도체 사업 호조로 순이익이 97% 늘었다. 혹 탄 브로드컴 CEO는 "AI 관련 신규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향후 18개월간 수주 잔고가 730억달러에 달한다"고 했다.
AI 반도체 위탁생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대만 TSMC 역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TSMC의 3분기 순이익은 151억달러로 2개 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 비중은 전체의 57%로 6%포인트 상승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 겸 CEO는 "AI 메가 트렌드에 대한 확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확산에 따라 대용량·고속 메모리인 HBM 수요도 급증했다. 업계 1위인 SK하이닉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배 증가한 90억달러로 삼성전자(86억달러)를 웃돌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생산량에서는 세계 1위지만 HBM 매출 기준으로는 3위에 머물렀다. 미국 마이크론도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서 HBM 증산에 나서며 순이익이 3.6배로 늘었다.
반면 AI 외의 반도체 시장은 부진했다.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전기차(EV) 판매가 둔화하고, 수요가 저가 모델로 쏠리면서 순이익이 32% 감소했다.
반도체 관세 변수…AI 투자 확대 속도에 경계론도
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도한 투자에 대한 비용 부담과 수익 실현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오라클이 오픈AI에 제공하는 AI 데이터센터의 완공 시점이 지연되면서 투자 대비 수익 회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AI 분야에 대한 오라클의 야심 찬 계획이 결실을 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며, 투자 계획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순이익은 4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할 전망이다. 닛케이는 주요 11개 기업의 4분기 순이익 합계가 85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증가율은 3분기보다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리스크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칩과 제조 장비에 대한 관세 도입을 검토 중이다. 반도체 관세가 도입될 경우 전자기기와 자동차 가격 인상은 물론, 기업들의 비용 부담 증가로 인한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AI 반도체 수요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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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 다이스케 PwC저팬 시니어 매니저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2026년 3월까지 관세정책이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AI 수요가 흔들릴 경우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도 예상보다 크게 악화할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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