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는 9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환율, 물가 안정 등 시장안정을 위해 한국은행과 정부와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시장에서 고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국무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회동이 이뤄졌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이 총재와 면담을 갖고 최근 경제·금융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단기적 경제안정뿐만 아니라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구조개혁 연구를 지속하고 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답했다고 국무조정실은 전했다.
현직 총리가 한국은행 총재와 간담회 일정을 공개한 뒤 만난 것은 드문 일이다. 한국은행은 관련법에 따라 정치적 중립성, 자주성을 존중받아야 하는 기관이다. 이번 만남은 김 총리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일인 6월4일 1363.50원(종가기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이날 오전 9시40분께 기준 1471.00원(장중가)을 나타내고 있다. 각종 원자재,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수입 물가도 직격탄을 맞으면서 소비자물가도 오르는 형국이다. 지난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4% 오른 117.20(2020년=100)을 보였다. 통상 물가상승률이 1%대를 기록해야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 1년 계기 가진 대국민 특별성명에서 물가상승 대책을 묻는 말에 "지금 물가는 꽤 안정된 편"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물가 안정에 관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시장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체감 물가가 높을 수 있고 우리 국민에 큰 고통이 될 수 있기에 치밀하게 잘 대처하겠다"고 했다.
고환율·고물가 국면에도 국조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을 근거로 들며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에 새 정부의 정책 구상이 연착륙 할 경우 안정적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총리는 "정부는 경제회복 불씨를 안착시키고, 이를 민생안정으로 확산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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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실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은행과 주요 경제, 금융 현안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면서 긴밀히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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