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예금 금리 높이자
정기예금 잔액도 두 달 연속 증가세
증시 변동성에 요구불예금도 증가
은행들이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높이자 한 달 새 정기예금 잔액이 6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활황 속에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되자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올렸고, 시중은행에서도 3%대 예금 상품이 부활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1월 말 기준 971조98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965조5689억원) 대비 6조4208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정기예금 잔액은 두 달 연속 증가해 지난 9월 말(950조7015억원) 대비 21조2882억원이 늘었다.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2168조9095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말(2151조1806억원)에서 17조7289억원 증가했다.
예테크족이 다시 은행으로 돌아온 배경에는 금리 상승이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 대표 정기예금(12개월 기준) 상품의 최고 금리는 연 2.80~2.85% 수준이다. KB국민은행 'KB스타정기예금' 연 2.85%, 신한은행 '쏠 편한 정기예금' 연 2.80%,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연 2.85%,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 연 2.85%,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 연 2.85% 등이다. 두 달 전인 10월 초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2.5%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0.3~0.35%포인트가량 올랐다.
시중은행에서 3%대 상품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판매금액에 따라 차등 금리를 제공해 최고 연 3.0%까지 주는 '2025-1차 공동구매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도 '신한마이플러스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를 연 2.80%에서 3.10%로 0.30%포인트 올렸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의 '우리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도 연 최고 3.0%의 금리를 제공한다.
5대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도 46조2948억원으로 전달 대비 5356억원 증가했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달 대비 6조3968억원 증가한 654조2532억원으로 집계됐다. 요구불예금은 일반 예금과 비교해 금리가 낮지만 원할 때 언제나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증권 등 투자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이 편리해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10월에는 21조원 넘게 빠졌지만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정 부분 다시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약 77조9120억원으로 10월 말 대비 7조원 넘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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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은행에서는 요구불예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상품 금리가 높아지면서 예금 잔액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다만 아직도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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