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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한의사 '엑스레이 전쟁'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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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놓고 의사와 한의사 사이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 중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관리책임자에 대한 규정을 바꾸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기관 개설자 등이 방사선 장치를 설치할 경우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안전관리책임자를 선임하도록 하고 있으며, 안전관리책임자의 자격은 의사, 치과의사, 방사선사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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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개정안' 놓고 의사 vs 한의사 대립
한의협 "국민 건강증진·진료 선택권 보장 위해 필요"
의협 "의료붕괴 초래하는 3대 악법·악행 총력 저지"

한의사의 엑스레이(X-ray)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놓고 의사와 한의사 사이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의사단체는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은 과학적 검증과 전문성이 없어 위험하다"며 거세게 반발하는 반면, 한의사들은 "시대착오적인 직역 이기주의"라며 맞서고 있다.


의사-한의사 '엑스레이 전쟁'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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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주말인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성분명 처방과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허용, 검체검사 위수탁제도 개편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성분명 처방은 의사가 의약품 상품명 대신 성분명으로 처방하면 약사가 해당 성분의 의약품 중 하나를 택해 조제하는 것으로, 현재 보건복지부는 수급이 불안정한 필수의약품에 한해 성분명 처방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의 경우 최근 여당 의원들이 이를 허용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며 논의에 불을 붙였다. 정부는 또 검체검사 위탁기관(병·의원)에 지급해온 위탁관리료를 폐지하고, 위탁기관과 수탁기관(검사센터)이 검사 비용을 각각 청구하도록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의협은 이들 정책을 "의료 붕괴를 초래하는 3대 악법·악행"이라고 지칭하며 "모든 가용한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저지에 총력을 다하고 성공적인 저지 없이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 "한의사 엑스레이 허용, 의료체계 근간 흔들어"

이 중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관리책임자에 대한 규정을 바꾸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기관 개설자 등이 방사선 장치를 설치할 경우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안전관리책임자를 선임하도록 하고 있으며, 안전관리책임자의 자격은 의사, 치과의사, 방사선사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은 의료기관 개설자나 관리자는 방사선 장치를 설치한 경우 안전관리책임자가 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즉, 한의사가 직접 개설한 의료기관은 한의사가 안전관리책임자가 돼 엑스레이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협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혼란에 빠뜨리는 치명적인 도발"이라고 일갈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의료법에 따라 한의사는 한방 의료행위만 할 수 있고,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은 명백히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며 "엑스레이는 고도의 전문성과 해부학적 지식이 있어야 하는 의료장비인 데다 방사선 차폐시설과 영상의학과 기사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3일엔 대한영상의학회,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임원 20여명이 개정안을 발의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천 사무실 앞에서 규탄 집회를 벌였다.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 허용과 관련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반복돼 왔지만 올해 초 수원지방법원이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측정기를 진료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에게 2심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당시 법원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관리에 대한 규칙 제10조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자를 한정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무죄가 확정되자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법적으로 한의사가 엑스레이를 사용하고 한의원에 설치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안전관리책임자 자격에서 '한의사'가 빠져 있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며 안전관리책임자에 한의사를 포함할 것을 요구해 왔다. 한의대 교육 과정 전반에서 엑스레이 판독법을 배우고 있는 만큼 한의사들이 엑스레이를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한의협은 또 현재 염좌나 골절 등으로 한의원을 내원한 환자가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침술 등 한의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그 결과를 가지고 다시 한의원에 재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의료비가 이중으로 지출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은 환자의 안전과 진료 선택권 보장을 위한 시대적 요구"라며 해당 법안을 즉각적으로 의결할 것을 촉구했다. 머지않아 한의사들의 엑스레이 사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자체적으로 '한의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 교육' 과정도 마련,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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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의사·한의사 단체를 넘어 관련 산업계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달 초 일부 의료기기 업체들이 "법원 판결로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이 합법화된 지 이미 반년이 지났다.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을 막고 있는 규제를 철폐해 달라"고 요구하자 대한영상의학회와 영상의학과의사회 등은 성명을 내고 "불법행위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용인하라는 건 국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경제적 이해를 도모하겠단 위험한 주장이다.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의료법 체계를 준수하라"고 맞섰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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