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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기술탈취의 늪]④[단독]정책은 유명무실…'손해산정 지원제' 이용률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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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정책은 유명무실…'손해산정 지원제' 이용률 2.7%

손해산정 지원제도 연간 예산 3억6000만원
1건당 평균 3000만원 소요돼 수혜기업 적어

법무지원단 최대 3개월…연속성 부족
기술분쟁 조정위원회 절반 이상 '조정 불발'

올해 중기부 기술보호 예산 106억원
관련 예산·인력 여전히 저조

편집자주기술을 빼앗긴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벌이는 싸움은 이겨도 져도 상처만을 남길 뿐이다. 승소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도 어렵거니와, 가까스로 통과하더라도 손해배상액이 터무니없이 적어 사업을 접는 일이 부지기수다. '기술을 빼앗겼다면 운이 없었던 걸로 치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다'는 불문율은 그래서 생겨났다. 아무리 잘 싸워도 이기기 어렵고, 이겨도 지는 것과 다름없는 이런 싸움이 연간 300건 정도 벌어진다. 아시아경제는 총 5회에 걸쳐 중소기업을 파탄으로 내모는 기술탈취의 현황과 원인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한다.

중소기업이 기술탈취 분쟁에서 불리한 이유는 '긴 소송 기간과 부족한 법률 상식, 낮은 손해배상액'으로 축약된다. 중소벤처기업부·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등 관계 부처와 산하 기관은 이러한 고충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 지원 사업은 홍보 부족과 예산 한계 등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中企 기술탈취의 늪]④[단독]정책은 유명무실…'손해산정 지원제' 이용률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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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부족하고 인지도 저조…"실효성 크지 않아"

대중소농어업협력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기술침해 손해액 산정 지원제도'의 이용 건수는 8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발생한 기술침해 사례가 약 299건인 점을 고려하면 이용률이 2.7%에 불과한 셈이다. 올해 이용 건수도 14건으로 많지 않았다.

[中企 기술탈취의 늪]④[단독]정책은 유명무실…'손해산정 지원제' 이용률 2.7%

중소기업 기술침해 손해액 산정 지원제도는 중기부가 총괄하고 기술보증기금과 대중소농어업협력재단이 운영하는 사업으로, 기술 가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해 손해액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가 전문기관을 통해 기술 가치 측정을 지원하고 손해액을 산정해주는 제도다. 2023년 처음 시범 운영된 이후 지난해부터 정식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연간 예산이 3억6000만원에 불과해 혜택 받는 기업은 극소수다. 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산정 비용은 기술분쟁 대상과 산정 방법 등에 따라 다르지만 1건당 평균 3000만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1년에 최대 12건 정도 지원 가능한 셈이다. 대중소농어업협력재단 관계자는 "사업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인지도가 부족하고 예산도 크지 않다"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의 제도들도 홍보 부족과 예산 문제 등으로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기업 기술 보호 법무지원단'은 법무팀이 따로 없는 중소기업에 법률 전문가를 일대일로 매칭해주는 제도다. 기술 탈취 사전 예방을 위한 컨설팅, 소송 방향 제시, 법적 대응 방안 마련 등을 지원하는 게 뼈대다. 그러나 지원 기간이 최대 3개월(60시간 제한)에 그쳐 소송 전략 수립에만 수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걸리는 기술탈취 분쟁 구조상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협력사와의 기술탈취 분쟁으로 2023년 이 제도를 이용했던 조하닌 율세븐 대표는 "3개월 동안 제도를 이용하면서 고소장 작성 등 소송에 필요한 서류 준비에 도움을 받았는데, 중간에 기한이 종료돼 의견서 작성에 대한 부분은 공익변리사센터로 옮겨 도움받았다"며 "1심·2심 쭉 같이 가면서 관련 도움을 받지 못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中企 기술탈취의 늪]④[단독]정책은 유명무실…'손해산정 지원제' 이용률 2.7% 조하닌 율세븐 대표가 자사 대표 제품인 '롤링퍼프'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2023년, 조 대표는 제작을 의뢰하기 위해 보낸 설계 도면을 협력 제조사가 그대로 베껴 유사 제품을 출시한 사실을 알고 법적 분쟁을 시작했다. 이서희 기자

소송으로 가기 전 신속한 분쟁 해결을 돕는 '중소기업 기술분쟁 조정·중재위원회'도 운영되고 있으나, 양측의 원만한 합의를 끌어내기엔 역부족이란 의견이 나온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기술분쟁 조정·분쟁위원회 사례 233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은 조정안 마련도 하지 못한 채 '조정 불발 및 청구 취하(51.5%)'로 마무리됐다. 양측의 대립이 극심하거나 한쪽이 아예 조정 절차에 불응했다는 의미다.


박희경 재단법인 경청 변호사는 "위원회의 전문가단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사건을 검토하고 IT·화학 등 특수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양측에 충분히 납득할 만한 조정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각 분야에 대한 전문가단 풀이 넓어져야 하고 전문성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신청 기업뿐 아니라 상대 기업에도 소송 비용을 지원해 양측 모두 조정 절차로 유인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르락내리락, 관련 예산 제자리 

결국 충분한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문제이지만 주무 부처인 중기부의 기술탈취 관련 예산은 제자리걸음에 가깝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1의원실이 중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술 유출 방지 및 대응을 위한 중기부 예산은 2023년 102억원에서 2024년 96억원으로 줄었다가 올해 106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같은 기간 중기부 예산이 13조5000억원에서 15조2000억원으로 12.6%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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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기술탈취의 늪]④[단독]정책은 유명무실…'손해산정 지원제' 이용률 2.7%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를 보면 여전히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며 "지금은 기술탈취 관련 정책 사업이 너무 많고 여러 개로 쪼개져 있는데, 이들 사업을 통합해 피해 기업이 보다 연속성 있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中企 기술탈취의 늪]④[단독]정책은 유명무실…'손해산정 지원제' 이용률 2.7%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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