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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합성생물학, '예술'에서 '과학'으로…다가오는 10년의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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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표준화·윤리 합의·학문 융합…세계 석학 3인의 진단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은 아직 대중에게 낯선 학문이다. 하지만 이 분야는 미생물을 '살아있는 공장'으로 설계하고, 세포를 치료제로 프로그래밍하며, 이산화탄소를 에너지·소재로 전환하는 새로운 과학으로, 인류의 미래를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산업화와 사회적 합의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합성생물학이 실험실을 넘어 산업과 사회의 언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인터뷰]합성생물학, '예술'에서 '과학'으로…다가오는 10년의 도약 26일 인천에서 열린 한국생물공학회-아시아생물공학연합체 공동학술대회에서 마르틴 푸세네거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 교수(왼쪽), 디에타르트 마타노비치 오스트리아 빈 보덴쿨투르대학교(BOKU) 교수(가운데), 시미즈 히로시 일본 오사카대학교 교수(오른쪽) 등 3인의 세계 석학을 아시아경제가 만났다. 김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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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인천에서 열린 한국생물공학회-아시아생물공학연합체 공동학술대회에서 마르틴 푸세네거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 교수, 디에타르트 마타노비치 오스트리아 빈 보덴쿨투르대학교(BOKU) 교수, 시미즈 히로시 일본 오사카대학교 교수 등 3인의 세계 석학을 만나 합성생물학의 산업적·윤리적 과제, 그리고 연구자의 길에 대해 물었다.


연구실의 시행착오를 넘어 세상으로…생산성·비용·표준화

푸세네거 교수는 합성생물학이 산업 현장에서 성공하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성생물학과 의학의 경계를 허문 대표적 연구자로,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인공 세포 회로와 유전자 기반 치료 시스템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푸세네거 교수는 세포치료제(Cell Therapy) 같은 첨단 기술을 예로 들며, "결국 국제 바이오제약 산업이 GMP(우수 제조관리기준) 체계를 통해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가 환자 치료로 이어지려면 막대한 비용 부담 등으로 기업이나, 기금 등이 주도하는 산업적 구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터뷰]합성생물학, '예술'에서 '과학'으로…다가오는 10년의 도약 마르틴 푸세네거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 교수. 김종화 기자

마타노비치 교수는 실험실 문턱을 넘어서기 힘든 현실적인 어려움에 주목했다. 그는 미생물 대사공학(Metabolic Engineering)과 단백질 생산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메탄올을 기질로 활용하는 특수 미생물을 개척해 산업적 응용 가능성을 넓혀왔다.


"실험실에서는 정량화와 체계화가 상당히 진행됐지만, 산업 규모에서는 아직도 '예술(art)'처럼 주먹구구식인 부분이 많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미생물은 작은 플라스크와 수천 리터 규모 발효조에서는 전혀 다른 조건과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얻은 데이터를 그대로 옮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량생산은 여전히 시행착오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기에 앞으로는 전산화·표준화·자동화(digitalization, standardization, automation)가 산업 현장을 바꾸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미즈 교수는 비용 문제를 짚었다. 그는 C1 자원(C1 Feedstocks) 대사공학의 개척자로, 이산화탄소(CO₂)나 메탄올을 활용하는 대체 경로를 개발해 바이오 기반 생산의 가능성을 열었다.


시미즈 교수는 "바이오 기반 생산은 아직 화석연료 기반보다 비용이 높고 효율이 낮다"면서 "이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면 산업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CO₂와 메탄올 같은 단일 탄소 화합물을 활용하는 대사공학적 접근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미생물에 CO₂ 고정 경로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윤리 장벽, 안전성과 사회적 합의 병행해야

합성생물학은 유전자를 직접 다루는 만큼 윤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푸세네거 교수는 환자 치료 연구 자체가 가장 윤리적인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안전성은 언제나 첫 번째 고려 사항"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의 기술적 수준에서는 안전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면서 "다만 불필요한 윤리 장벽을 세워 연구와 기술 발전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터뷰]합성생물학, '예술'에서 '과학'으로…다가오는 10년의 도약 마타노비치 오스트리아 빈 보덴쿨투르대학교(BOKU) 교수. 김종화 기자

마타노비치 교수는 연구자의 책임을 언급했다. "연구 주제를 선택할 때는 사회적으로 유용한지, 아니면 오용될 위험이 있는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는 학계 전체에 분배된 책임"이라고 짚었다.


시미즈 교수는 중국에서 승인 없이 진행된 태아 유전자 편집 사건을 예로 들며,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그는 "합성생물학은 본질적으로 유전자를 다루는 분야이므로, 안전성과 윤리적 합의 없이는 사회적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적용 범위와 한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융합과 협력, 합성생물학의 미래

세 석학 모두 합성생물학의 미래를 학문 간 융합에서 찾았다. 푸세네거 교수는 "앞으로 10년은 생물학, 재료과학, 전자공학, AI가 더욱 깊이 융합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웨어러블 기술을 대표적 사례로 꼽으며 "정치적 갈등이 커지는 시대일수록 과학자들이 사실·수학·통계라는 공통 언어로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타노비치 교수는 연구 방식의 변화를 강조했다. "앞으로는 생물학을 모듈화된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부품처럼 요소를 조립해 원하는 특성을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수많은 조합을 일일이 실험하기보다, 계산적 예측과 최적화를 통해 새로운 균주를 설계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뷰]합성생물학, '예술'에서 '과학'으로…다가오는 10년의 도약 시미즈 히로시 일본 오사카대학교 교수. 김종화 기자

시미즈 교수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의미를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과학과 기술은 단순히 인간의 지적 성취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개방성을 전제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당하게 주장하며, 좋은 협력자 찾고, 계속 나아가라"

세 석학은 젊은 연구자들에게도 조언을 남겼다. 푸세네거 교수는 "호기심을 잃지 말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정의해 집중하라. 행정적 부담에 발목 잡히지 말고 연구의 자유를 지켜라"라고 당부했다.


마타노비치 교수는 "자신의 강점을 명확히 찾고, 토론 과정에서 위축되지 말고 아이디어를 당당히 펼쳐야 한다"고 했다. 시미즈 교수는 "연구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끈기와 협력"이라면서 "좋은 동료와 협력자를 찾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조언했다.


합성생물학은 이제 연구실을 넘어 산업 현장에 적응하기 위해 장벽을 넘고 있다. 산업적 적용의 한계, 윤리적 논란, 연구자의 책임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빠른 발전 속도와 융합의 흐름은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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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 합성생물학은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 산업의 언어가 될 수 있을까. 세계 석학 3인은 "그 길이 쉽지 않지만, 이미 시작됐으니 계속 나아가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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