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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긴 식사 시간 싫어"…직접 인체실험까지 하며 만든 '최초의 대체식'[맛있는 이야기]

시계아이콘01분 46초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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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식사 대체하는 가루 음료, 젤리, 과자
식사 대체 식품, 실리콘밸리 엔지니어가 개발
"식사는 너무 큰 부담"…점심도 낭비로 봐

음료 한 병, 과자 한 봉지로 한 끼 식사분 영양소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식사 대체 식품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미숫가루처럼 타 먹는 영양 가루, 구운 곡물 과자, 젤리 등 대체식의 형태도 다양하다. 식품 및 제과업계가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대체식은 밥 먹는 시간조차 아까웠던 실리콘밸리 사업가로부터 시작됐다.

가루 음료에 영양소 압축한 식사 대체 식품
"쓸데없이 긴 식사 시간 싫어"…직접 인체실험까지 하며 만든 '최초의 대체식'[맛있는 이야기] 소일렌트 창업자 롭 라인하트는 1개월 동안 직접 개발한 분말만 취식하는 테스트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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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대체 식품의 정의는 '식사 전체를 대신하는 식품'이다. 주로 분말, 고형 과자, 젤리의 형태로 만들어진다. 다만 이런 음식이 식사 대체 식품으로 인정받으려면, 한 끼 식사에 해당하는 필수 영양소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식사 대체 식품의 장점은 간편함에 있다. 물이나 우유에 분말을 타서 마시면 400~500킬로칼로리(㎉)의 열량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각종 무기질을 보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식사 대체 식품을 처음 시도했을까. 놀랍게도 일반적인 식품 기업이 아닌 미국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던 롭 라인하트가 개발을 주도했다. 그가 식사 대체 식품을 만들기로 한 이유는 쓸데없이 긴 식사 시간을 효율화해 업무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본격적인 대체식 개발을 위해 라인하트는 소일렌트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기에 이른다. 라인하트가 제품 개발을 추진한 방식도 일반적인 레시피 개발과는 동떨어져 있다. 라인하트는 먼저 미국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간 뒤, 인체 생존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 정보를 모두 저장하고, 이에 기반해 분말형 식품을 만들었다.


테스트 방식도 기상천외했다. 만들어진 시제품을 30일간 직접 먹으며 인체 실험을 강행한 것이다. 라인하트는 식품 테스트를 1개월간 진행했고, 그동안 영양소 비율을 미세 조정하며 레시피 '공식'을 확정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소일렌트의 첫 제품은 미국 IT 전문 매체 '해커 뉴스'를 통해 유명해졌다.


"쓸데없이 긴 식사 시간 싫어"…직접 인체실험까지 하며 만든 '최초의 대체식'[맛있는 이야기] 소일렌트의 분말형 식사 대체 식품. 페이스북 캡처

라인하트는 소일렌트 분말의 강점으로 "영양에 대한 통제력 강화, 월 식비를 400달러에서 150달러대로 줄일 수 있는 비용 효율성"을 꼽았고, 이에 혹한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의 후원으로 150만달러의 창업 자금을 모금했다. 덕분에 식사 대체 식품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식사는 부담이다" 실리콘밸리 효율성 문화에서 탄생

소일렌트는 실리콘밸리에서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7년에는 50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해 제품 라인을 확대했고, 2023년엔 미국의 대형 가공식품 기업 스타코 브랜드에 인수됐다. 미국 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도 대체식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2014년엔 소일렌트를 베낀 미투 상품인 조일렌트(현재는 지미 조이)가 나왔고, 2015년엔 영국의 대체식 스타트업 휴엘이 창업했다.


식사 대체 식품의 초기 성장 비결에는 실리콘밸리 특유의 효율성 문화가 있었다. 실제 실리콘밸리의 일부 유명 인사들은 식사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할 것'으로 본다. 소일렌트 창업자 라인하트는 2014년 미국 매체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식사는 너무 큰 부담"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과거 자신의 업무 루틴을 소개하며 점심 식사는 회의 도중 5분 안에 해치운다고 전한 바 있다.


"쓸데없이 긴 식사 시간 싫어"…직접 인체실험까지 하며 만든 '최초의 대체식'[맛있는 이야기] 오늘날 식사 대체 식품은 단순한 분말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식사 대체 식품 개발업체 페이퍼백의 제품들. 페이퍼백

이 때문에 소일렌트를 비롯한 1세대 식사 대체 식품은 효율적 식사에 중점을 맞춰 개발됐다. 대체식이 대중화하면서 최근엔 맛과 식감도 살리는 방향으로 만들어진다. 한때 식사 대체 식품은 빠르게 삼킬 수 있다는 이유로 분말형 식품만 생산됐지만, 최근에는 여러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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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모리나가 제과의 경우 짜 먹는 젤리 형태의 제품을 내놨다. 국내에선 분말형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필수 영양소를 모두 함유한 쿠키, 과자 등 고체 제품도 나오고 있다. 1세대 기업들도 경영 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 휴엘의 경우 2020년부터 뜨거운 물에 말아 죽처럼 씹어 먹을 수 있는 '핫 앤 세이버리(Hot and Savory)' 계열 제품을 내놨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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