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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분리·지방이전설에 '검은 옷 시위'…금감원 직원들 "이찬진 원장, 대화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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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8일 이찬진 원장에게 공문보내 면담요청
이 원장은 조직개편 반대 언론 질문에 또 '침묵'
공공기관 지정, 세종 이전설 등으로 '부글부글'
인사교류 '당근' 제시했으나 조직 동요 들끓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 보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것처럼 임직원 목소리도 한 번만 들어달라."


조직분리·지방이전설에 '검은 옷 시위'…금감원 직원들 "이찬진 원장, 대화해달라" 정보섭 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오른쪽 네 번째)을 비롯한 직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본원 1층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45분간 진행된 시위에는 700여명의 직원이 참여했다. 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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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노동조합과 직원들이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신설과 금감원·금소원 공공기관 지정, 세종 이전설 등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직원 700여명은 9일 출근 시간에 맞춰 검은 티셔츠를 입고 본원 로비에 모여 조직 개편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는 전날 이 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도 보냈지만, 이 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700명 참여한 '검은 옷 시위'

이날 오전 8시부터 45분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1층 로비에서 열린 시위에는 조합원과 직원 약 70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금융소비자 분리 철회", "공공기관 지정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아홉 차례 외쳤다.


이들은 공공기관 지정 시 예산·인건비 통제로 감독 독립성이 훼손되고, 세종 이전이 현실화하면 업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재정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로부터 인건비 및 예산 통제를 받게 된다. 국내외 연수 등 복지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인력 감축 및 승진 기회 감소, 경력 관리 어려움 등의 우려도 제기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 등 추가 부담도 예상된다. 궁극적으로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 및 영업행위 감독의 효율이 낮아지고 독립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종 이전설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전날 이세훈 수석부원장이 "최근 개편안 논의 과정에서는 금감원, 금소원 모두 지방 이전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했지만, 금소원 세종 이전설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전날 이 수석부원장이 비공개 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감원에서 떼내고 금소원을 신설하는 정부개편안을 사실상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이 수석부원장은 "공적 기관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국회에서 정당한 절차대로 결정한 바에 따르는 건 동의 여부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발언했다.


금소원 분리 후 금감원과의 인사 교류를 활성화해 직원 불만을 최소화하겠다는 이 원장 발언에 대해서도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 원장은 전날 "금감원-금소원 간 인사 교류, 직원 처우 개선 등을 통해 여러분들의 걱정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수석부원장도 금소원 분리 이후 인력 교류와 관련해 "단순 파견이 아닌 실질적 고용 변경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태완 금감원 노조 부위원장은 "누가 왜 조직 개편을 밀어붙이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이 원장과 이 수석부원장은 이를 따르라고만 한다"며 "이들이 말하는 인적 교류는 사실상 금소원에 파견을 보내는 것과 다름없는데 금소원에 다녀오는 동안 직원들 경력 관리, 근태 평가, 연수 및 복지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막 질러대는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수석부원장의 인력 교류란 표현은 직원 민심을 달래는 게 아니라 파견 조치를 단행하겠다는 메시지에 불과해 정말 실망스러웠다"고 비판했다.


금감원은 내년 금소원 분리 이후에도 두 기관 간 인사교류를 활성화하고 후속 작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국회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금감원 직원들 동요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경영진과 노조가 함께 비대위를 구성해 조직적으로 국회 정무위원회와 대통령실 등에 의견을 전달하자고 주장했다.


파업 가능성도 시사

금감원 노조는 파업 등 공식적인 쟁의 행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금감원 노조 규정에 따라 대의원 회의를 소집한 뒤 이르면 다음 주 파업 시행 투표 등을 할지 이날부터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 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한 뒤 답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 정무위 등 정치권의 대화 일정에 관해서는 아직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섭 금감원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은 시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면담을 요청한 상태"라며 "사용자와 노조는 함께 가야 한다"며 대화 의지를 밝혔다. 이어 "파업 투표 등을 진행하려면 대의원 회의를 열어야 하고, 노조 내규상 회의 구성 및 안건 부의 등에 1주일가량 걸리는 만큼 파업 진행 등과 관련해 다음 주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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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전 8시 정각에 출근한 이 원장은 "구성원들이 조직 개편에 반대하는데 원장 생각은 무엇이냐?", "노조와 대화할 의향이 있느냐?", "대통령실·국회 정무위와 협의할 계획이 있느냐?"라는 기자들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집무실로 향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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