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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스코 vs KFC…타코벨의 불편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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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네 번째 운영사로 KFC코리아
17일 강남점에 매장 오픈
캘리스코와 당분간 공동 운영
현지화 메뉴·가성비 등 부족

멕시칸 프랜차이즈 브랜드 '타코벨'이 국내 운영사를 네 번째 교체하며 재도약에 나선다. 새로운 파트너는 KFC 코리아로, 기존 운영사인 캘리스코와의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유지하면서 추가로 계약을 체결해 당분간 두 회사가 함께 타코벨을 운영하는 '불편한 동거'가 이어질 전망이다. 외식 업계에서는 KFC 코리아가 공격적인 매장 확장과 현지화 메뉴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식과 치킨·햄버거 중심의 국내 외식 시장에서 타코벨이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FC 코리아는 오는 17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인근에 타코벨 강남점을 연다. 지난 4월 KFC 코리아가 타코벨 모기업인 얌 브랜즈 본사와 타코벨 MF 계약을 맺은 뒤 처음 여는 매장이다.

캘리스코 vs KFC…타코벨의 불편한 동거 '타코벨 더강남' 매장 전경. 타코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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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벨의 집념…또 복수 MF 체제 운영

이번 계약의 가장 큰 특징은 캘리스코와 복수 MF 체제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통상 MF는 단일 계약이 기본이다. 메뉴와 마케팅, 가격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복수 MF는 빠른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MF 간 경쟁 등 브랜드 관리 측면에서 위험이 따른다. 중국이나 인도 등 국가가 크거나 지역별 문화 차이가 큰 경우엔 복수 MF가 활용됐는데, 국내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사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복수 MF는 흔치 않은 선택"이라며 "기존 파트너의 부진이 이어지자 얌 브랜즈가 이전과 같이 복수 체제를 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타코벨은 1991년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왔지만, 그동안 사업자만 세 차례 바뀌는 등 정착을 하지 못했다. 한국피자헛을 운영하던 동신식품이 서초동에 첫 매장을 냈으나 낮은 인지도와 이질적인 메뉴 탓에 1990년대 중반 철수했다. 이후 특수목적법인 M2G가 2010년 서울 이태원에 매장을 열었지만 역시 확산에는 실패했다. 그 사이 얌 브랜즈는 2014년 아워홈 자회사인 캘리스코를 복수 사업자로 맞았고 현재까지 운영을 이어왔다. 매장 수는 10여개에 머물렀다.


현재 국내에 있는 타코벨 매장은 총 9개. 캘리스코는 2014년 영등포 타임스퀘어 1호점을 시작으로 2019년 15개까지 매장을 열었지만, 코로나19 이후 11개까지 줄었다. 목표했던 50개 출점에는 크게 못 미친 수준이다.

캘리스코 vs KFC…타코벨의 불편한 동거
구지은의 캘리스코 실패 요인

캘리스코가 운영했던 타코벨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첫째는 현지화 메뉴 부족이다. 글로벌 QSR들이 불고기·매운 치킨 등 한국형 메뉴를 내놓는 사이 타코벨은 '정통 멕시칸'을 고집했다. 밥·빵 이외의 주식 개념이 익숙하지 않았던 국내에 '타코'는 이질적인 메뉴로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다.


둘째는 가성비가 부족했다. 작은 양에 비해 가격은 높았고, 치킨·분식·햄버거라는 강력한 대체재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또 확장성도 한계였다. 캘리스코는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아워홈 경영 복귀 전, 고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자 승계원칙에 따라 아워홈을 나와 꾸린 외식사업 법인인데, 자본력 부족으로 물류·마케팅 투자를 꺼렸고, 매장 수도 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 접점은 협소했고, 브랜드 충성도도 형성되지 못했다.

캘리스코 vs KFC…타코벨의 불편한 동거 타코벨 메뉴 사진. 타코벨 홈페이지
내년부터 프랜차이즈 확장할 듯…사모펀드 리스크 여전

KFC코리아는 캘리스코의 계약 종료 이후 타코벨의 한국 내 독점 운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PE에 따르면 타코벨은 직영 6호점이 개점된 이후부터 가맹사업이 가능해진다. 내년 말부터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KFC 코리아가 보유한 물류망과 마케팅 역량을 공유할 경우 빠른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FC와 타코벨이 모두 얌 브랜즈 산하 브랜드인 만큼, 미국에서는 타코벨과 KFC를 한 건물에서 복합 매장 형태로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KFC 코리아의 경험을 통해 배달 플랫폼과의 협업, 간편식 출시 등 다변화된 유통 전략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다만, KFC 코리아가 사모펀드 오케스트라PE의 포트폴리오 기업이라는 점은 리스크로 꼽힌다. 사모펀드는 단기간의 기업가치 상승과 투자비 회수가 목표인 조직인 탓이다. 이는 성장 자금 투입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매각을 위해 단기 성과에 집중하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수 있어서다 . 실제로 KFC 코리아는 매물로 나왔다. 타코벨도 단순히 '몸값 부풀리기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장 확장 과정에서 품질 관리나 소비자 경험이 희생될 가능성도 있다.

캘리스코 vs KFC…타코벨의 불편한 동거 KFC
대체재 풍부한 韓 외식 시장…"메뉴·가격 설계 중요"

국내 외식 시장의 특수성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국내 외식 시장은 한식, 분식, 일식, 중식 등 대체재가 풍부하다. 멕시칸 음식이 과거보다 대중성을 갖췄지만, 여전히 마니아층에 국한됐다. 비슷한 가격대에서 더 친숙하고 푸짐한 대안이 많다는 점이 타코벨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패스트푸드와 전문식당 사이에서 뚜렷한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서 자리를 잡은 멕시칸·텍스멕스 프랜차이즈는 크게 온더보더, 도스타코스, 바토스 등 3곳이다. 온더보더와 바토스는 정통성과 체험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도스타코스는 가성비와 배달 친화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타코벨은 QSR의 속도와 가격으로 이들보다 쉽고 빠른 멕시칸이라는 카테고리를 독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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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타코벨은 국내 외식 시장의 높은 벽을 여러 차례 체감했지만, 트렌드 확산 속도가 빠르고 아시아 시장 '테스트베드'로 알맞다는 이유로 한국을 포기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단순히 이국적인 경험만 내세우는 것은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고,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메뉴와 가격 전략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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