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재계·통상 전문가들 평가
'피스메이커' 언급해 안보 이슈 이끌어
기존 합의 수준 '+a' 부재한 아쉬움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무역 합의를 그대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재계는 "큰 산을 넘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철강·반도체 등 추가적인 합의에 대한 언급이 없어 불확실성이 남았다는 아쉬움도 전해졌다.
신원규 한국경제인협회 초빙연구위원은 26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이슈보다 더 상위 가치로 인식하는 안보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어 회담의 물꼬가 잘 트였다"며 "향후 실무자급 세부 협상과 함께 양자 민관 채널 간 협력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요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기업 관계자들도 "최악은 면했다"는 분위기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뭘 더 얻어낸 것은 없지만 무난한 수준"이라며 "반도체 관세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들이 논의가 하나도 안 됐다.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선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기업과 협력의 물꼬를 튼 조선, 원자력, 항공 등 업계에서는 큰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자축했다.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약속한 고려아연 측 관계자는 "현재 생산하고 있지 않은 게르마늄이라는 전략광물에 대한 경제안보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록히드마틴과 핵심 희소금속 한미 협력의 첫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중 일부 물량에 저율관세할당(TRQ) 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한 사례처럼 추가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국에서는 철강에 대한 배려나 반도체 등 미국에 투자한 기업에 대해서의 관세 면제 조치 등 기대가 있었는데 그 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건 아쉽다"고 평가했다.
지금 뜨는 뉴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협상은 무난하게 잘 마쳤지만 정작 내용이 드러난 게 없었다"며 "철강, 삼성 지분투자설 등 구체적인 쟁점들에 대해서도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는데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관세 장벽·농축산물 개방 이슈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실무선의 협상 내용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