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용인테크노밸리, 공정 15%인데 1필지 빼고 다 팔려
원삼·원삼2산단엔 전통 업종 대신 반도체 기업들로 대체
경기도 용인 지역에 조성 중인 산업단지가 반도체 후광효과를 누리고 있다. 조성 초기 단계의 산단 부지가 대부분 팔려나가는가 하면 기존 전통 업종 대신 반도체 기업들이 부지를 사들이면서 첨단 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 모습이다.
24일 용인시에 따르면 처인구 이동읍에 들어서는 '제2용인테크노밸리 일반산단'은 부지 조성공사의 공정률이 15%에 불과하지만, 산업시설용지 46개 필지 가운데 단 한 필지를 제외한 45개 필지가 이미 주인을 찾았다. 지방은 물론 수도권의 신규 산단 상당수가 조성공사 완료 후에도 입주 업체를 찾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딴판이다.
현지에서는 제2용인테크노밸리의 인기 배경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효과를 꼽는다. 인근 원삼면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서는 연초부터 SK하이닉스가 첫 번째 생산라인 건설에 들어갔고,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집적 효과를 노린 반도체 기업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제2용인테크노밸리 용지 매입업체 명단에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의 한국법인인 도쿄일렉트론코리아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 회사는 신규 사업장 설치를 위해 산단 내 6만3292㎡의 부지를 분양받았다.
사업이 지연됐거나 분양에 어려움을 겪던 기존 산단도 반도체 클러스터 특수를 누리는 모습이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인근의 원삼일반산단과 원삼2일반산단의 경우 당초 플라스틱 제조업이나 화학업종의 유치를 목표로 삼았지만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최근 이들 산단에 도쿄일렉트론코리아, ㈜에스티아이, 나노엑스코리아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산단 업종 자체가 바뀌고 있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원삼 일반산단 내 4만5069㎡의 부지에 9개 동, 연면적 6만1788㎡ 규모의 연구·개발(R&D)센터를 다음 달 착공한다. 에스티아이는 앞서 2020년 이곳에 제2공장을 부분 준공해 가동 중이다.
기흥구 지곡일반산단의 경우 램리서치의 한국법인과 ㈜서치앤델브 등이 입주하면서 기반시설 조성은 물론, 입주기업에 시설 인계까지 완료되면서 산단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양지면에 조성 중인 제일일반산단 역시 ㈜테스, ㈜피티씨, ㈜에스엔씨솔루션 등 반도체 기업들이 속속 둥지를 틀 예정이다.
이처럼 반도체를 중심으로 산단 수요가 늘면서 용인시는 산업용지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제2용인테크노밸리의 후속 사업으로 원삼면 죽능리에 26만378㎡ 규모로 추진하는' 용인 반도체 협력 일반산단'에 대해 연내 국토교통부에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당초 사업자 측은 산단 준공 목표를 2030년으로 잡았지만, 시는 기업 수요를 고려해 이를 앞당기겠다는 목표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이 완성되면 용인은 단일 도시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용인으로 들어오는 훌륭한 기업들의 인허가 소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등 대한민국 반도체 기업들이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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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용인시에서는 8월 현재 21개 일반산단이 조성했거나 조성 중이다. 이 가운데 용인테크노밸리·패키징·통삼·농서·한컴 등 5곳이 준공됐고, 원삼·지곡·제2용인테크노밸리 등 8곳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업계획승인 절차 중인 산단은 죽능·통삼2 등 6곳이다.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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