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되는『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면, 아이들의 문제행동은 단순히 '버릇'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 근원은 부모의 양육 방식, 더 나아가 부모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감정적 결핍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며, 아이의 행동은 부모의 상처를 반영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모가 되는 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저절로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부모들이 자신이 경험한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자녀에게 되물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부모 교육, 특히 정서적·심리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체계적인 학부모 교육이 절실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학부모 대학' 설치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학부모 대학은 단순히 육아 정보나 학습 지도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 아닙니다.
첫째,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양육법, 의사소통 방식, 갈등 해결법 등 실질적이고 전문적인 자녀 교육 방법을 제공해야 합니다.
둘째, 부모가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며, 나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가정이 곧 작은 학교이자 치유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경남은 도농이 공존하는 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도시 지역은 경쟁적 교육 문화, 농어촌 지역은 교육 자원 부족이라는 상반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더구나 학교 현장은 상담교사 부족과 상담기회 부족 등으로 아이들의 정서적 어려움을 충분히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학교와 가정, 지역 사회가 함께하는 교육 구조가 필요합니다.
경남은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시행하여 교육복지를 선도한 바 있습니다. 이제는 부모 교육에서도 전국을 선도해야 할 때입니다. 경남형 학부모 대학을 통해 부모가 배우고, 교사가 협력하며, 지역 전문가가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된다면, 아이들은 더 이상 행동으로 고통을 외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좋은 부모는 본능이 아니라 학습의 결과입니다. 아이의 미래는 부모의 성장에서 시작됩니다. 이제 부모도 배워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학부모 대학에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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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권 前 경남교육청 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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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좋은 부모가 되는 길, 학부모 대학에서](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82214371393115_175584103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