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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백의 '굴욕'…시들한 인기에 못 버티고 갤러리아 철수한 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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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광교점 펜디 매장 철수
펜디 국내 매장 21개로 축소
가방·패션 명품 브랜드 성장 둔화
실용성 높은 시계·쥬얼리로 이동

경기 불황의 파고가 명품 시장으로 밀려들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보복 소비 여파로 불티나게 팔리던 명품백은 최근 하이엔드(최상급) 브랜드인 '에르메스'와 '샤넬'을 제외한 대부분이 국내 시장에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명품 소비자들이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패션대신 오랫동안 착용할 수 있는 쥬얼리와 시계 등 악세서리로 이동하면서 일부 명품 패션 브랜드는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부실 매장 정리에 나섰다.


명품백의 '굴욕'…시들한 인기에 못 버티고 갤러리아 철수한 펜디 펜디백 홍보 중인 방송인 김나영 씨. 김나영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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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 광교점에 위치한 펜디는 지난 17일 영업을 종료했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상호 합의로 계약을 종료했다"며 "기존 펜디 매장 자리에는 몽클레어가 들어갈 예정" 설명했다. 이로써 국내 운영 중인 펜디 매장은 22개에서 21개로 줄었다.


펜디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로 배우 송혜교 등이 엠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피카부', '바게트' 라인의 여성용 가방이 주력 제품이다. 칼 라거 펠트가 만든 FF 모노그램이 브랜드의 상징이며 해당 로고가 박힌 티셔츠와 스카프, 신발 등도 펜디의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명품백의 '굴욕'…시들한 인기에 못 버티고 갤러리아 철수한 펜디

펜디 매출 역성장, 수익성도 악화

펜디가 매장을 철수한 배경은 전 세계적으로 명품 가방과 신발, 의류 등에 대한 소비 감소가 꼽힌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명품 가방 등 패션 수요가 위축되면서 펜디는 지난해부터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펜디 매출액은 1188억원으로, 전년(1523억원)대비 22%(335억원)나 줄었다. 펜디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성장하면 2021년 1000억원을 넘어섰지만, 2023년 성장 폭이 둔화한 이후 지난해에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명품백의 '굴욕'…시들한 인기에 못 버티고 갤러리아 철수한 펜디

악화된 수익성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펜디는 2023년부터 적자가 이어졌다. 2023년 펜디는 사상 최고 매출을 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 매장 인테리어 비용 반영으로 감가상각비(임차시설물)와 급여, 접대비, 창고비가 불어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또 같은 해 한국씨티은행으로부터 약 300억원을 차입하며 발생한 이자 비용도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지만, 이자 비용은 8억원에서 14억원으로 불어나면서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잘 나갔던 브랜드이지만 상대적으로 팬층이 두꺼운 명품 브랜드는 아니다"며 "주얼리와 시계 명품 브랜드나 에르메스와 샤넬과 같이 희소성이 비싼 제품과 라인에 대해서만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명품 패션 판매 감소

실제 가방 등 패션 중심인 대중적인 명품 브랜드들도 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수년간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명품 업계도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는데, 판매 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매출이 꺽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버버리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2796억원으로 전년(3295억원) 대비 15% 가량 감소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셀린느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액은 3033억원을 기록해 전년(3072억원) 대비 2%가량 줄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토즈(토즈코리아) 역시 지난해 매출액 464억원을 기록해 전년(522억원)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백의 '굴욕'…시들한 인기에 못 버티고 갤러리아 철수한 펜디

이들 브랜드는 올해도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명품 패션대신 명품 쥬얼리와 시계로 수요가 옮겨가면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명품 패션 신장률은 5%에 그친다. 반면 주얼리와 시계의 매출 신장률은 33%에 달했다. 가방, 의류, 신발 구매보다 목걸이와 귀걸이. 시계, 팔찌(브레슬릿)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같은기간 신세계백화점은 패션 명품 브랜드의 매출 신장률은 3.1%이었고, 명품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의 신장률은 35.2%를 기록했다. 또 현대백화점은 이 기간 명품 패션브랜드의 매출 신장률은 3%인데 반해 주얼리, 시계 부문 매출은 35.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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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주얼리업계 관계자는 "가방과 패션의 경우 제품의 마모 속도가 빠르고 매일 착용하기도 어렵지만 주얼리와 시계는 다르다"며 "소비력이 부족해진 명품 구매자들은 같은 값을 내더라도 오랫동안 꾸준하게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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