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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슨 수 써서라도 단속해" 대통령 지시했지만…국토부 인력은 고작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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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불법하도급 단속, 국토부 고유 권한
월 300건 점검하지만…인력 적고 임시 체제
"신고하면 다음 공사 끊겨"…하청업체들 침묵
정규 전담팀 확충해 선제 단속, 유일한 해법

[단독] "무슨 수 써서라도 단속해" 대통령 지시했지만…국토부 인력은 고작 5명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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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불법 하도급을 단속하는 국토교통부 전담인력이 5명에 불과해 점검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력히 단속하라"라고 지시하면서 정부도 근절 방침을 밝혔으나 정작 단속을 맡은 조직은 매년 존속 여부를 검토받아야 하는 한시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건설현장이 17만곳에 달하는 데다 업종 특성을 감안하면 상시조직을 확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건설 하도급은 법적으로 한 차례만 허용되지만 현실에선 (불법으로) 서너 번 하지 않느냐"라며 "제재가 부실한 탓인지 법으로 금지해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을 지키면 손해 보고, 안 지키면 이익 보는 건 비정상 사회의 전형"이라며 "강력히 단속하라"라고 주문했다.


재하도급 금지, 건설산업기본법에 명시…국토부 전담 업무

건설업 불법 하도급 단속은 국토부 소관 업무다. 하도급 거래 질서 위반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건설현장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등은 고용노동부가 관할하지만 건설현장의 재하도급 여부는 국토부가 직접 단속한다.


건설은 제조업과 달리 재하도급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국토부 소관 법령인 건설산업기본법은 재하도급을 제한하고 있으며 위반 시 영업정지나 등록 말소 처분까지 가능하다.


국토부는 2023년 5월부터 건설현장준법감시팀을 중심으로 불법 하도급 단속에 본격 착수했다. 당초 이 조직은 건설업 전반의 공정성 점검이 주 업무였다. 이후 '불법 하도급 100일 집중 단속'을 계기로 사실상 전담 조직으로 전환했다.


매달 현장 200~300건을 점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전국 1607개 현장을 조사해 167곳에서 불법행위 520건을 적발했다.


행정처분 권한은 지자체가 갖지만 현장 점검과 위법 판단은 국토부 감시팀이 주도한다. 국토부 감시팀은 불법 하도급이 의심되는 현장을 선별해 점검하고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관할 지자체에 영업정지나 과태료 처분을 요청한다. 필요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한다.


[단독] "무슨 수 써서라도 단속해" 대통령 지시했지만…국토부 인력은 고작 5명 경기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관리자들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월 300건 점검하지만…현장 수는 17만곳

감시팀은 건설정책국에 소속돼 있으나 행정상 상시 조직이 아닌 한시적 성격의 조직이다. 매년 존속 여부를 평가받는 '총액인건비제' 형태로 운영되며 현재 정원은 5명이다. 실제 근무 인원은 7명이지만 이 가운데 2명은 조직 정원에 포함되지 않는 '정원 외' 지원 인력이다.


국토부 산하 지방국토관리청에는 단속 전담 정원이 아예 없다. 서울·원주·대전·익산·부산 등 5개 지방청에서 활동 중인 17명 전원은 예비 인력 또는 한시 배치 인력이다. 일부는 단속과 함께 중소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교육까지 맡고 있지만 기관장 교체나 긴급 현안 발생 시 다른 부서로 전출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인력 부족은 단속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부는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감시팀 정원 확대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부서 편제와 예산 반영 등의 절차상 여건 때문에 수용되진 못했다.


다른 부처와 비교해도 국토부의 단속 여건은 열악한 편이다. 고용부는 전국에 근로감독관 2200여명과 산업안전감독관 900여명을 두고 있다. 공정위도 불공정 거래를 전담하는 조사 부서를 약 220명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물론 이들 부처는 조사·감독이 본래 기능이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 다만 불법 하도급 단속이 국토부 고유의 특수한 임무라는 점에서 보완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청 신고 어려운 현실…"끊임없는 단속만이 해법"
[단독] "무슨 수 써서라도 단속해" 대통령 지시했지만…국토부 인력은 고작 5명 서울 한 건설현장에서 근로자가 땀을 닦고 있다. 아시아경제DB

김주호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팀장은 "건설업 특성상 피해 당사자의 자발적 문제 제기를 기대하긴 어렵고, 결국 선제 점검과 조사 체계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 등 보완 방안도 있지만 임시 인력 중심으로는 전문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정규 인력을 중심으로 한 상시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원청업체 영향력이 막강해 하도급업체 입장에서는 불법 행위를 신고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단 갈등이 불거지면 이후 공사 수주에서 배제되거나 지역 내 영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소장들은 "이런 단속은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돼야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중견 건설사 현장 소장은 "본사 차원의 대응이 달라지기 위해선 단속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며 "일회성 점검으론 관행이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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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선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를 지내다 원내수석을 맡은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죽음의 외주화를 막으려면 건설현장 불법 하도급을 실질적으로 적발할 수 있는 현장 점검이 중요하다"면서 "국토부 정규 인력 보강은 물론 지방국토관리청과 지자체까지 포함한 체계적인 점검 시스템 마련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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