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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만들던 약, 이젠 미국서"…셀트리온 美공장 인수, 제약바이오 산업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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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업계의 생산 및 공급 메커니즘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한국산 의약품은 최고 관세 구간을 적용받지 않겠지만 고관세 부과 예고를 통해 미국 내 현지 생산 요구를 노골화했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그간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원료의약품을 국내에서 대량 생산한 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수출하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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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cGMP 생산 시설 인수 추진
삼성바이오 등도 미국 투자 검토 중

트럼프發 관세 전쟁에
韓 제조·현지 수요처 수출 공식 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업계의 생산 및 공급 메커니즘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모습이다.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이 7000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미국 현지 바이오의약품 공장 인수를 서둘러 추진하는 게 이 같은 전환을 단적으로 상징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의약품 품목 관세율이 개별 기업들에 제각각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를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측정하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의 가변성이 부쩍 커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또 언제 어떻게 몰아닥칠지 모르는 글로벌 시장의 혼란과 이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업계의 '현지화' 움직임이 점점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높아진다.


"한국서 만들던 약, 이젠 미국서"…셀트리온 美공장 인수, 제약바이오 산업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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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현지시간) 미국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의약품 관세를 최고 250%까지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처음에는 수입 의약품에 '소액관세'를 부과한 뒤 1년6개월 안에 150%까지 올라가고, 그 다음에는 250%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우리나라(미국)에서 만든 의약품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말한 초기 '소액 관세율'이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한국과 미국 정부는 상호관세 협상에서 의약품의 품목 관세를 두고 한국에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다. 이 때문에 한국산 의약품은 최고 관세 구간을 적용받지 않겠지만 고관세 부과 예고를 통해 미국 내 현지 생산 요구를 노골화했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그간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원료의약품(API)을 국내에서 대량 생산한 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수출하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현지에서는 최종 패키징과 유통만을 맡기는 방식이었다. 이는 한국의 생산단가 경쟁력과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인프라, 숙련된 인력 덕분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 등 바이오 클러스터에 생산 기반을 집중시켜 효율성을 높였고 이를 항공으로 수요처에 빠르게 운송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자유무역 또는 보호무역주의 공세 속에 생산의 상당 부분을 현지화해야 하는 필요성이 크게 높아졌다. 가장 선제적으로, 발 빠르게 변화를 꾀하는 곳이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입찰에서 글로벌 기업 두 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미국 내 생산거점 확보를 앞두고 있다. 해당 시설은 수년간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주요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왔다.

"한국서 만들던 약, 이젠 미국서"…셀트리온 美공장 인수, 제약바이오 산업 전환점

셀트리온의 선택은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의 '내수 기반 수출형 모델'에서 '글로벌 생산·현지화'로 체질 전환에 나서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굴지의 글로벌 빅파마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은 다양한 생산 거점을 두고 현지 규제나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생산 전략을 쓰고 있다. 우리 기업 중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SK팜테코 등이 미국 내 투자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당초 새 공장 건설까지 선택지에 넣어두고 타당성을 검토했는데, 현지의 높은 건설 비용과 숙련 노동자 부족 등 빈약한 제조 인프라를 고려해 기존 제조 기업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현지 생산 거점 인수 이후 추가적인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현지 공장 확보로 인한 장점은 분명하다. 미국 현지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프로세스는 복잡하고 엄격하지만 현지 제조 인프라를 갖추게 되면 허가 이후 유통 및 보험 적용, 병원 도입까지 전반적인 제품 상업화 속도가 빨라진다. 물류비용도 아낄 수 있다. 또한 향후 미국 연방·지방 정부가 바이오 생산시설 투자 기업에 각종 세제 혜택, 보조금, 연구개발(R&D) 지원 등에 나서는 경우 단순하게 숫자로 헤아리기 어려운 이점을 확보할 수도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업계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 바이오 생산기반의 축소 가능성이다. 지금까지는 인천 송도, 오창, 오송 등지에 대규모 바이오단지를 조성해왔지만, 기업들이 미국 현지로 핵심 생산설비를 이전하는 경우 송도·오창 등지의 클러스터에서 창출되던 고용 등의 경제효과가 빠르게 감소할 수 있어서다. 또한 미국 내 생산은 한국 대비 인건비·건설비·유지비가 훨씬 높아 기업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초기 생산 라인 투자와 인력 훈련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해 빠른 수익 전환이 어려운 구조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미국 내에서 공장을 운영하게 되면 신축 비용과 높은 인건비 등으로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투자를 진행하더라도 경제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협상을 통해 얻어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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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에 뒤따르는 이 같은 일부 제약에도 불구하고 생산과 공급의 체계를 다변화하려는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은 앞으로 점점 더 빨라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의약품을 첨단 제조 기술의 핵심 중 하나로 꼽은 트럼프 행정부의 집요한 관세·비관세 압박이 당분간 이어지는 경우 그에 맞춘 비즈니스 생태계의 재편이 불가피하고, 한 번 재편된 생산·공급의 체계를 단번에 되돌리긴 어렵기 때문이다. 현지 원료의약품(DS)의 직접 생산이 힘들 경우 DS 위탁 생산, 완제의약품(DP) 위탁 생산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라도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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