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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와인셀라]한 잔에 담긴 사계절의 풍미…'파리의 심판'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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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미국 '샤또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

1882년 美나파밸리 칼리스토가 설립 와이너리
'파리의 심판' 우승…신대륙 와인의 성장 주도
"떼루아의 느낌과 속성 효과적 전달에 초점"

편집자주하늘 아래 같은 와인은 없습니다. 매년 같은 땅에서 자란 포도를 이용해 같은 방식으로 양조하고 숙성하더라도 매번 다른 결과물과 마주하게 됩니다. 와인은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우연의 술'입니다. 단 한 번의 강렬한 기억만 남긴 채 말없이 사라지는 와인은 하나같이 흥미로운 사연을 품고 있습니다. '아경와인셀라'는 저마다 다른 사정에 따라 빚어지고 익어가는 와인 이야기를 하나하나 꺼내 들려 드립니다.
[아경와인셀라]한 잔에 담긴 사계절의 풍미…'파리의 심판' 주인공 미국 캘리포니아주 캘리스토가의 터브스 레인 1429번지에 있는 '샤또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 와이너리의 정면. 해당 건물은 미국 국가 사적지 에 등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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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또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의 목표는 그 해의 날씨를 한 잔의 와인에 오롯이 담아내는 것입니다."


최근 방한한 맷 크래프턴(Matt Crafton) 샤또 몬텔레나 수석 와인메이커는 "매년 와인의 특정 풍미를 재현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샤또 몬텔레나는 과거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와인메이킹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는 만큼, 매년 조금씩 다른 얼굴로 다가오는 날씨 안에서 각 계절의 독특한 풍미를 포착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샤또 몬텔레나는 '파리의 심판(Judgment of Paris)'에서 우승한 와인너리다. 하지만 파리의 심판은 이들에게 영예롭지만, 동시에 가장 경계해야 할 기억이다. 샤또 몬텔레나 소유주 겸 CEO인 보 배럿(Bo Barrett)은 "파리의 심판이란 자랑스러운 과거는 자신들의 아름다운 역사의 한 챕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140년의 유산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해야 할 책임이 따른다며 자신들은 절대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경와인셀라]한 잔에 담긴 사계절의 풍미…'파리의 심판' 주인공 최근 한국을 찾은 '샤또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의 수석 와인메이커 맷 크래프턴(Matt Crafton).
'파리의 심판 우승' 신대륙 와인의 잠재력 입증

샤또 몬텔레나의 140여년 역사는 1882년 미국의 기업가 알프레드 텁스(Alfred Tubbs)가 캘리포니아주(州) 나파 밸리의 서북단 칼리스토가(Calistoga) 지역에 약 103헥타르(약 31만평) 규모의 땅을 매입하면서 시작된다. 텁스는 19세기 골드러시 당시 밧줄 사업으로 큰돈을 번 인물로, 온천으로 유명한 칼리스토가의 인근 리조트를 방문했다가 발견한 부지에 마음을 빼앗겨 포도나무를 심고 샤또 몬텔레나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이후 와이너리는 나파 밸리 내에서 이름을 알리며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1920년 금주법이 시행되면서 와인 양조는 중단됐고, 텁스도 양조 기능을 잃어버린 와이너리를 매각하면서 샤또 몬텔레나의 역사도 시간에 묻히게 된다. 이후 중세 유럽풍의 고성과 함께 버려졌던 샤또 몬텔레나의 역사를 다시 되살려낸 것은 시카고 출신의 사업가 제임스 배럿(James L. Barrett)이었다. 그는 1972년 포도밭을 인수하고 마이크 그르기치(Mike Grgich)를 와인메이커로 고용하며 본격적인 와이너리 재건에 나선다.


샤또 몬텔레나가 와이너리 재건을 넘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76년 열린 파리의 심판은 5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회자되는 와인업계 최대 사건 가운데 하나다. 영국의 와인 사업가이자 교육자인 스티븐 스퍼리어(Steven Spurrier)가 미국 건국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파리에서 개최한 파리의 심판은 프랑스 와인과 미국 와인의 품질을 비교 평가하기 위해 마련된 블라인드 테이스팅이다.


[아경와인셀라]한 잔에 담긴 사계절의 풍미…'파리의 심판' 주인공 1976년 '파리의 심판(Judgment of Paris)'에서 우승한 '샤또 몬텔레나의 샤르도네 1973년 빈티지(Chateau Montelena Chardonnay 1973)'

프랑스인 심사위원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 테이스팅에서 미국 와인은 프랑스의 유명 그랑 크뤼 와인들을 제치고 화이트와 레드 두 부문에서 모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 가운데 화이트 와인 평가 1위에 오른 와인이 바로 '샤또 몬텔레나의 샤르도네 1973년 빈티지(Chateau Montelena 1973 Chardonnay)'였다. 종주국 프랑스의 자존심이 무참히 짓밟힌 이 사건으로 샤또 몬텔레나는 한순간에 유명세를 얻게 됐고, 이른바 '미국의 침공(American Invasion)'의 주인공이 됐다.


파리의 심판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구대륙 와인들의 권위가 도전받은 사건으로, 유럽 밖에서도 고품질의 와인이 생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나파 밸리의 와인들은 뛰어난 떼루아를 바탕으로 프랑스의 그랑 크뤼 와인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고품질의 와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증명했고, 이후 미국 외에도 칠레, 호주, 뉴질랜드 등 신대륙 와인이 주목받고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크래프턴 수석은 "파리의 심판은 와인업계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온 사건"이라며 "파리의 심판에서 신대륙 와인의 잠재력을 증명했기 때문에 이후 '오퍼스 원(Opus One)'과 '할란 이스테이트(Harlan Estate)' 같은 프리미엄 컬트 와인도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징성으로 인해 1973년 샤르도네 와인은 링컨의 모자, 암스트롱의 우주복 등과 함께 미국을 만든 101가지 물건 중 하나로 선정돼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영구 소장 및 전시되고 있다.


[아경와인셀라]한 잔에 담긴 사계절의 풍미…'파리의 심판' 주인공 '샤또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의 포도밭 전경.
'특정한 장소'가 만들어 낸 와인

파리의 심판에서 1위를 차지한 샤또 몬텔레나의 샤르도네 와인은 이후에도 꾸준히 훌륭한 품질을 이어오며 와이너리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크래프턴 수석은 샤또 몬텔레나 샤르도네는 특정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사물이 어떻게 되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릴 때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며 "빈티지와 포도밭을 그대로 표현하려는 목표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상에는 노력으로 완성되는 와인과 특정한 장소가 만들어내는 와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99%의 와인은 와인메이커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지만 나머지 1%의 극소수 와인은 노력을 넘어서는 특정한 장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떼루아가 와인을 완성시킨다"고 말했다. 샤또 몬텔레나의 양조팀은 경작하는 땅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적확한 장소에 최적의 품종을 재배할 뿐이며, 최종 결과물은 포도나무와 떼루아가 서로 최상의 조화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아경와인셀라]한 잔에 담긴 사계절의 풍미…'파리의 심판' 주인공 '샤또 몬텔레나 나파 밸리 샤르도네 2022(Chateau Montelena Napa Valley Chardonnay 2022)'

샤또 몬텔레나는 자신들의 와인을 설명할 때 해당 컬렉션의 일반적인 특성보다는 해당 연도의 날씨를 설명을 하는 데 집중한다. 가장 최신 빈티지인 '나파 밸리 샤르도네 2022(Napa Valley Chardonnay 2022)'에 사용된 포도가 자란 2022년은 여름이 일찍 찾아와 토양의 수분과 포도나무 건강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해였다. 이후 9월 첫 주를 전후해 심한 더위가 찾아오며 대부분의 포도를 예정보다 일찍 수확했고, 조금 늦게 수확한 포도들은 더욱 익은 특성을 보이며 와인에 복합적인 풍미를 더했다.


이 때문에 와인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해였던 만큼 잘 익은 과실미가 순수하게 다가오는 인상이 짙다. 코에서는 복숭아, 살구, 키위가 풍부한 숙성도를 이끌어내며, 입에서는 만다린이나 레몬처럼 시트러스 향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몬텔레나 와인에서 전형적으로 두드러지는 풋사과 향은 다른 풍미의 풍부함에 다소 가려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두드러진다. 아직은 직선적인 풍미가 주를 이루지만 향후 몇 년 안에 넓고 깊이 있는 풍미로 발전할 수 있는 와인이다.


[아경와인셀라]한 잔에 담긴 사계절의 풍미…'파리의 심판' 주인공 '샤또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의 양조설비.
숙성, 시간의 시련을 견뎌내는 일

샤또 몬텔레나가 자리 잡고 있는 칼리스토가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포도재배지정구역)는 북쪽에 세인트 헬레나(Saint Helens) 산 그리고 서쪽과 동쪽에는 마야카마스(Mayacamas) 산맥에 둘러싸여 있다. 이로 인해 밤새 찬 공기를 품고 있어 계곡 바닥의 포도밭은 늘 서리의 위협을 받는다.


와이너리들은 스프링클러 시스템과 커다란 강풍기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 지역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재배되는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며, 진판델(Zinfandel)과 시라(Syrah)도 많이 재배된다. 칼리스토가 AVA의 맹주인 만큼 샤또 몬텔레나도 카베르네 소비뇽과 진판델 와인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최고의 와인으로 꼽히는 건 '에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Chateau Montelena Estate Cabernet Sauvignon)'이다.


[아경와인셀라]한 잔에 담긴 사계절의 풍미…'파리의 심판' 주인공 '샤또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의 포도밭 전경.

샤또 몬텔레나는 와이너리의 와인 포트폴리오가 단순한 편이다. 엔트리부터 미들급, 프리미엄급 등 다양한 등급으로 와인을 세분화해 생산하는 여타 와이너리와 다르게 품종별로 한 종의 와인만 만든다. 하지만 유일한 예외가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에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과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두 종으로 나눠 생산된다. 이렇게 예외를 허용한 것은 에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이 칼리스토가 지역의 떼루아 특성을 훨씬 잘 반영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칼리스토가의 경사면에 자리 잡은 포도밭에서 탄생하는 에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은 손 수확만 가능한 환경에 재배돼 생산량이 한정적이며, 개간 이후 약 10년이 지나서야 와인을 생산할 수 있었던 땅이다. 크래프턴 수석은 "우리에게 훌륭한 빈티지란 우리가 경작하는 이 특별한 장소에 대한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경와인셀라]한 잔에 담긴 사계절의 풍미…'파리의 심판' 주인공 '샤또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의 와인들.

최신 빈티지인 '에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 2021'은 카베르네 소비뇽(94.1%)을 중심으로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4.9%, 프띠 베르도(Petit Verdot) 1.0%가 블렌딩된 알코올 도수 14.1도(%)의 와인이다. 프렌치 오크에서 22개월간 숙성했고, 새 오크의 비율은 45%다. 와인은 검은 과일 향과 포도밭의 흙내음이 지배적이며, 잔을 돌리면 민트, 카시스, 블랙체리 등의 향이 더 풍부하게 느껴진다. 입에선 전반적으로 강렬하면서도 실크처럼 매끄러운 타닌이 인상적이다. 잔에 따라두고 시간을 들일수록 뛰어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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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또 몬텔레나의 와인은 레드는 물론 화이트까지 모든 와인이 뛰어난 숙성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같이 시간의 시련을 견뎌낼 수 있는 와인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단순히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빼어난 떼루아의 포도밭을 중심으로 긴 시간을 견뎌낼 수 있는 강건한 포도를 재배하고, 연간 50만병이라는 소량의 프리미엄 와인만을 생산한다. 크래프턴 수석은 "샤또 몬텔레나의 모든 와인은 긴 시간을 견뎌내며 끊임없이 발전해 종국엔 인내심을 보상해줄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아경와인셀라]한 잔에 담긴 사계절의 풍미…'파리의 심판' 주인공 '샤또 몬텔레나 에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 2021(Chateau Montelena Estate Cabernet Sauvignon 2021)'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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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2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님과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두 분 모시고 최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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