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보면 (미국의) 소나기를 피한 것"이라면서도 "미국 관세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우리로서는 안주하면 안 된다"고 31일 밝혔다.
31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한미 관세협상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한미 관세협상에 따라 한국이 앞으로 3~4년 동안 안정된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점차 보호주의 확대되고 앞으로도 비관세 장벽에 대한 압박이 계속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제도적으로 선제적으로 개선 해야 할 부분과 기업들의 체질을 강화 등 구조적이고 근본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여 본부장과의 주요 일문일답이다.
-이번에 타결된 한미 협상의 주요 내용은.
▲크게 3가지다. 8월1일 발효 예고된 상호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됐다. 한국의 주력수출 품목인 자동차도 15%로 인하될 예정이다. 향후 부과가 예상되는 반도체와 의약품도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최혜국 대우하기로 했다. 두 번째는 양국 간 조선 등 전략산업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하고 출자와 대출, 보증 등 통해 지원하는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중 1500억달러는 한미 조선협력 펀드 조성에 투입돼 미국의 조선산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면서, 한국 기업의 수요에 기반한 구체적인 프로젝트에 투자될 예정이다. 나머지 2000억달러는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의약품, 원자력 등 전략적 분야에 대한 펀드 조성에 투입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1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했다.
-농축산물 분야 타결 내용은.
▲협상 초기부터 미국 측에서 농축산물 추가 개방에 대한 압박이 끊임없이 있었다. 한국은 일관되게 농축산물은 정치적·산업적으로 민감하다고 미국 측에 강하게 주장하며 설득해왔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한국의 시장이 99.7%가 개방이 된 상태고 미국의 농산물이 이미 한국에 많이 들어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산 소고기는 한국 수입 소고기 시장 점유율 1위다. 또 한국이 새 정부 들어와서 농산물이 민감하다는 것을 굉장히 집요하게 미국 측에 설명하고 설득했다. 결국 그 부분을 방어했다. 오늘 발표된 한미 간 협상의 합의 사항에는 농산물은 추가 개방은 없다.
-한국이 미국 측에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15%로 결정된 배경은.
▲한국은 FTA에 따라 자동차 관세를 12.5%로 해야 한다고 미국 측에 강하게 주장했다. 자동차 품목관세를 두고 예외를 두는 등 여러 버전과 다양한 아이디어 있었고 결국 15%로 결정됐다. 일본이 먼저 자동차 관세 15%를 받은 뒤 미국의 자동차 노조나 '디트로이트 빅3' 등이 반대해서 미국 입장에선 다른 나라에도 15%를 부여하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이 전개됐다. 저희는 일본 협상 타결 이후부터는 한국도 빨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간을 끌면 (미국 내 반대 여론 탓에) 일본만 15%를 받고 다른 국가는 15%도 못 받는 상황 나올까 봐 우리도 협상에 속도를 냈다. 미국 입장에서는 FTA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자동차 관세는 최소한 15%, 이 이하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12.5% 받으면 더 좋았겠지만 시간 더 끌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철강은 왜 관세 인하 대상에서 빠졌나.
▲철강 관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철강 50% 관세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미국 측에 한국 철강을 예외를 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트럼프 입장이 강했다. 그래서 철강은 일본도, 유럽연합(EU) 협상에서도 빠졌다.
-한미 정상회담은 누가 먼저 제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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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제안했다. 처음에는 '당장 다음 주 하는 게 어떠냐'고 할 정도로 한국 대통령과 빨리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 앞으로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외교와 안보 채널 중심으로 여러 논의가 있을 것이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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