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단독]기업은행, 50억 부당대출 금감원 보고 안해…"피해 없어서"

시계아이콘02분 1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부동산 투자 목적 가족 명의 법인에
50억 부당대출한 사건
기업은행, 금감원 보고 대상 아니라고 판단
이해충돌행위·은행 피해금 없단 이유
금감원은 선제보고 필요성 제기
"정상여신도 사고금액 포함될 수 있어"
범죄행위 감사 당시 인식했다면 처분 가능성

IBK기업은행이 부당대출 관련 금융사고가 일어났음에도 금융감독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체가 발생하지 않은 정상 여신이기 때문에 은행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금융사고 보고 조건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사고 혐의를 인지했다면 선제적으로 보고를 해야 했다는 입장이다. 내부 감사를 통해 사건을 인지한 만큼, 그 당시에 단순 이해충돌 행위가 아닌 금융사고로 인식했다면 현장점검, 조사부터 과태료 등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단독]기업은행, 50억 부당대출 금감원 보고 안해…"피해 없어서"
AD

기은 "내부 감사 당시 이해충돌 행위로 판단, 보고대상 아냐"

31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발생한 약 5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 법령상 금융사고 보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보고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은행 홈페이지에 사고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여기에 형법상 혐의가 명확지 않고 감사 당시 친인척 명의 관련 대출 취급과 같은 단순 이해충돌 행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고는 기업은행이 지난해 내부 감사를 통해 적발했으며 형사고발 조치 이후 해당 직원에게 면직 처분을 내렸다. 형사고발 이후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5월 초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직원을 불구속 송치했다.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기업여신 업무를 담당한 그는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작년 초부터 3개월간 가족 명의 법인으로 50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기업은행은 이 사건이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에 의한 사고보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행세칙상 금융사고는 임직원이 금융업무와 관련해 스스로 또는 타인으로부터 기망·권유·청탁 등을 받아 위법·부당행위를 해 금융사나 금융거래자에 손실을 초래하거나 금융질서를 문란하게 한 경우다. 더불어 보고해야 하는 대상은 ▲사고금액이 3억원 이상인 경우 ▲형법 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관련 혐의가 있는 경우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가 있는 경우 ▲위법 또는 부당한 업무처리로 금융기관의 공신력을 저해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한다.


기업은행은 우선 해당 사건 대출 금액이 50억원이지만 이는 연체가 발생하지 않았고 정상 여신으로서 은행의 피해금이 발생하지 않아 사고금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출금도 모두 회수됐기 때문에 사고금액은 0원이 된다는 것이다. 범죄혐의가 명확지 않아 관련 여신금액이 범죄행위로 인한 은행 피해금액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위 두 번째 조건도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범죄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형사고발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금융실명법 위반이나 금융기관 공신력 저해 여부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단독]기업은행, 50억 부당대출 금감원 보고 안해…"피해 없어서"

금감원 "선제보고했어야…'정상여신=보고의무 없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

하지만 금감원은 사고 혐의를 지난해 내부 감사로 인지한 만큼 선제적으로 보고했어야 한다고 바라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과 금감원 판단이 다를 수 있으며 은행 입장에선 사고 전말이 밝혀진 게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금융사고는 사고 전말이 밝혀지고 나서 보고하는 게 아닌 사고 혐의를 인지하고 사고라고 판단했다면 보고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여신이니 보고의무가 없다는 기업은행 설명에 대해서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현재 대출금이 회수됐어도 사고 발견 시점 당시 피해 금액을 사고금액으로 바라볼 여지도 있는 만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금액'이란 금융사고에 해당한다는 가정 아래 금액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금융사고로 판단되면 회수 예상 금액을 차감하면 안 된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단순 이해 충돌행위일 뿐이지 금융사고는 아니라고 주장할 순 있으나 정상여신이니 보고의무가 없다고 말하는 건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본다"며 "사고 발견 시점의 피해 금액, 당시 사고를 제대로 인지하고도 보고를 하지 않았는지 등을 따져볼 문제고, '정상여신'이라는 표현도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AD

사고 인지 당시 이를 범죄행위라고 인식했는지가 향후 쟁점

향후 쟁점은 스스로 또는 타인으로부터 기망·권유·청탁이 있었는지, 형법·특경법상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다. 경찰이 지난 5월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기 때문에 범죄행위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기업은행이 내부 감사 당시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조건에 이 사건이 해당하는지를 인지했는지가 중요하다. 알고 있었다면 이 사건은 금융사고가 되는 것이고 보고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 내규 위반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기업은행이 금융사고 보고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금감원의 현장점검, 조사 내지는 검사까지 이뤄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은행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고 말을 아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