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실적 부진에 공매도 비중 늘려와
미국 유명 백화점 체인 콜스의 주가가 22일(현지시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개인 투자자들의 '밈 주식'으로 찍히면서다. 일각에선 제2의 게임스톱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콜스는 전장 대비 37.75% 뛴 14.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전장 대비 105% 폭등했다가 상승 폭을 대거 반납하는 등 주가가 널뛰기 양상을 보였다. 거래량 역시 2억건을 웃돌며 평소 하루 거래량의 23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날 콜스가 내놓은 특별한 공시나 발표는 없었다. 밈 주식 투자자들이 콜스를 공략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사이트 레딧의 주식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에선 콜스를 잠재적 밈 주식 공략 대상으로 언급하는 글들이 게재됐다.
CNBC는 콜스가 과거 게임스톱처럼 밈 주식 투자자들이 노릴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전통의 백화점 체인이자 오랜 기간 실적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발행주식의 공매도 대차거래 잔고 비중이 발행주식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공매도 투자가 쏠린 점도 그렇다.
닐 손더스 글로벌데이터 전무이사는 "콜스는 이 정도 수준의 주가 상승을 달성할 만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사업 펀더멘털은 여전히 매우 취약하다"며 "최근 심화하고 있는 주가를 둘러싼 비이성적인 과열 현상은 과거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B&B)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BB&B는 2021년 게임스톱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밈 주식'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국 생활용품 업체로, 아마존을 비롯한 e커머스 공룡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끝에 2023년 파산했다. 콜스 역시 최근 수년간 매출 감소와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앞서 콜스는 2025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대비 5∼7%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헤지펀드나 기관투자가들은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종목의 공매도 포지션을 늘린다. 이때 개인 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을 대량 매수해 주가를 급격히 끌어올릴 경우 기관투자가들은 2021년 게임스톱 사태 때처럼 '숏 스퀴즈'에 내몰릴 수 있다. 숏 스퀴즈는 공매도 투자자가 빌렸던 주식을 갚기 위해 공개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추가로 끌어올리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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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게임스톱 사태는 2021년 레딧의 주식 토론방을 중심으로 뭉친 개인 투자자들이 월가 기관투자가의 공매도에 맞서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2021년 한 해 동안 게임스톱의 주가 상승 폭은 무려 2400%에 달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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