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음극재 보조금 한도 120억원
포스코퓨처엠, 수혜대상 가능성↑
美, 중국산 음극재에 관세 93.5%
포스코퓨처엠이 정부에 천연흑연 생산 관련 보조금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연흑연은 리튬배터리의 음극재 핵심 소재다. 중국산 의존도가 압도적인 음극재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반격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정부가 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안에 무수불산, 흑연 등 고위험 경제안보품목의 국내 생산비용 보조사업을 포함한 이후 보조금을 신청했다. 국내 음극재 생산업체는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 신청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지만 "천연흑연 보조금 한도를 120억원으로 설정했고, 실제 보조금은 업체별 생산량에 따라 지급될 방침"이라며 간접적으로 밝혔다. 국내에선 실질적인 보조금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천연흑연은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로, 현재 전 세계 시장은 중국이 94%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2023년 하반기부터 한국 배터리 사에 ㎏당 4~5달러(5569~6962원)에 음극재를 공급하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2022년 고점 대비 40~50% 낮은 수준이다.
국내 음극재 생산 비용은 중국보다 60% 가까이 높다. 포스코경영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생산비는 kg당 4.7~5.1달러인 반면, 중국은 3.2~3.6달러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비교하면 전력비는 1.7배, 노무비는 3.8배, 감가상각비는 3.2배 비싸다. 감가상각비 격차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이 설비 투자 비용에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구조에선 한국 기업이 자력으로 중국과 가격 경쟁을 벌이기 어렵고, 결국 핵심 소재 주권을 중국에 내줄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업계에 퍼져 있다.
음극재는 원료부터 소재 전체 공급망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 흑연은 생산량도 중국이 글로벌 전체의 67%로 1위이며, 인건비와 전기요금 등 가공비도 매우 낮아 아프리카 등 해외에서 흑연 원광을 확보해도 중국에서 가공하는 경우가 많다. 리튬이나 니켈과 달리 흑연은 원료비 대비 가공비 비중이 매우 높아 중국 외 지역에서 가공할 시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는 꾸준히 정부 지원 확대를 요구해 왔다.
국내 산업계가 내재적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시도에 더해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도 한국 업체들에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음극재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적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과 일본 등 비(非)중국 음극재 기업에 대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최종 결정은 오는 12월5일 전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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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배터리 3사는 평균적으로 90% 이상을 중국산 음극재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확정된다면 포스코퓨처엠을 포함한 국내 업체에 공급망 다변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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