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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자사주 소각 의무화, 매입 유인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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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무조건 반대보다 균형 대응 필요”
관세 해소 “APEC 계기 실질 성과 기대”
농산물 개방 “실효성 낮고 정치적 부담 커”
RE100 “빅테크도 포기…에너지 가격이 관건”
AI 산업 “정부가 시장 만들어야…스타트업 2만개 필요”
제조업 위기 “잃어버린 10년…AI 전환 없으면 퇴출”
한일 협력 “AI 경쟁 위해 일본과 데이터 공유 필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업의 유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에 우려를 나타냈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앞으로 자사주를 과연 사게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리덤(자율성)을 줄이면 매입 유인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각을 강제하면 기존 보유 자사주의 처리뿐 아니라 향후 자사주 매입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취지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자사주 취득 후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기업들은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와 유동성 관리, 시장 신호 등 다양한 전략적 기능을 갖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해 "기업 입장에서 부정적 영향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무조건 반대만 하기보다, 다른 규제 완화와의 균형 속에서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기업의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모든 게 불리하게만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며 "제약이 생기면 그만큼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의 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어떤 내용으로 개정되는지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사회적 합의로 개정이 이뤄진다면 수용할 수밖에 없고, 시행 뒤 문제가 발생하면 수정 건의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태원 "자사주 소각 의무화, 매입 유인 줄일 수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제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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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APEC 계기 해소 기대…농산물은 실효성 낮아"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갈등 해소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관세 문제가 풀리면 경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좋은 시그널이 될 수 있다"며 "반도체, 철강, 조선,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성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대미 흑자 조정 카드로 거론되는 농산물 시장 개방 논의에 대해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쌀과 쇠고기 문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하긴 하지만, 전체 무역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며 "이런 품목이 대미 통상협상의 실질적 딜이 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우리 농민 보호도 중요하다"며 "보호와 개방 간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100 "에너지 가격·환경 목표 따로 놀아…입주 판단 신중해야"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100%(RE100) 산업단지 참여 여부에 대해 최태원 회장은 "에너지 가격과 환경 목표가 따로 논다"며 "전력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면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기업이 입주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제가 만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조차 RE100을 사실상 포기한 곳이 많았다"며 "재생에너지 100%만으로는 현재의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원자력이나 가스발전 같은 다른 에너지원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RE100은 의미 있는 개념이지만, 그것만 고집하면 현실과 괴리가 생긴다"고 언급했다.


또 "RE100이 실제로 잘 작동하는 미국 일부 지역은 태양광·풍력 발전 단가가 기존 전기보다 싸기 때문"이라며 "국내 산업단지 역시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를 공급할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자사주 소각 의무화, 매입 유인 줄일 수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제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잃어버린 10년…AI 없이는 제조업 생존 어려워"

AI 경쟁력 확보와 관련해선 정부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AI 시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공공 부문에서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규모뿐 아니라 속도가 핵심인데, 지금처럼 머뭇거리면 세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한민국 AI 준비 순위가 15위권으로 밀렸다"며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고, GPU(그래픽처리장치) 자원을 민간에 제공해 모두가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 필요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현재 국내 AI 스타트업 수는 1000개 수준이지만, 최소 2만 개까지 확대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과거 벤처 붐처럼 AI 창업 붐을 일으켜야 재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제조업의 위기에 대해서도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 본다"며 "중국의 산업 고도화와 저가 공세, 중동·인도의 경쟁력 상승으로 한국 제조업 기반이 전방위로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설은 노후화됐고, 전략은 부재했다"며 "AI를 통한 산업 구조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10년 내 대규모 퇴출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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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협력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혼자만으로는 AI 경쟁력을 만들기 어렵다"며 "일본과의 데이터 공유와 공동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재계와 정계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은 없었다"며 "경제 안보 차원에서 양국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주=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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