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로 의식 잃으면서도 韓 관광객 지키려 사투 벌인 中 버스기사

위기상황에도 자력으로 차량 제동
버스 기사, 3일 후 끝내 숨져
목숨 구한 한국인들, 위로금 전달

중국의 유명 관광지인 장자제(한국명 장가계)에서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우고 가던 중국인 버스 기사가 뇌출혈로 의식을 잃기 직전의 상태에서 탑승객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버스를 멈춰 세운 미담이 뒤늦게 알려졌다.

11일 중국중앙(CC)TV와 지무뉴스 등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관광버스 기사 샤오보씨(41)는 지난달 29일 야간 장자제 인근 고속도로에서 한국인 관광객 11명과 인솔자 1명을 태우고 차를 몰고 있었다. 그런데 운전 중 샤오씨는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차량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버스는 수십 미터 높이 위의 다리 위에서 지그재그로 움직였으며, 이에 놀란 인솔자가 버스 기사를 불렀으나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샤오보씨의 대처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 화면 모습. 웨이보 캡처, 연합뉴스

그런데 샤오씨는 아주 잠시 정신이 돌아온 듯 급감속 및 제동한 뒤, 시동을 끄고 주차 브레이크를 당겨 차를 멈춰 세우는 절차를 스스로 완벽하게 마무리 지었다. 버스 안 폐쇄회로(CC)TV에 찍힌 당시 상황을 보면 그는 41초간 동안 마지막 사투를 벌인 끝에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샤오씨의 대처로 버스는 고속도로 위에서 정차했고, 12명의 탑승객은 모두 무사했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절체절명의 순간에 사력을 다해 승객들을 지킨 샤오씨는 곧바로 장자제인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3일간의 집중 치료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지난 2일 사망했다. 그의 진단 결과는 뇌출혈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관광객과 인솔자는 이후 여행사를 통해 샤오씨가 몸담았던 회사에 감사의 뜻을 나타내는 붉은 비단 깃발과 위로금을 전달했다. 샤오씨는 전역 군인으로 알려졌는데 현지 언론은 그를 "전역 군인다운 대응을 한 영웅"으로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