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혁신안' 내세웠지만…성과 없이 임기 종료
金 "개혁의지 모을 것…전대 출마는 생각 안 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임기 50여일간 쇄신을 내걸고도 당내 주류 세력의 반발에 막혔던 김 비대위원장은 마지막까지 '기득권 구조 혁파'를 외쳤다.
이날 김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우리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도 새로운 보수의 힘을 키울 때"라며 "근본적인 반성과 새로운 다짐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안에 반대했던 당내 주류세력을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5대 혁신안을 내걸었지만 9월 이전 전당대회 개최 외에는 친윤(친윤석열)계 등 주류 세력 반발에 좌절됐다. 김 위원장은 "당의 혁신 점수는 '0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 기득권이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야당이 된 상황에서 기득권 유지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기득권이 와해되는 것이 순리와 상식에 맞다"고 일갈했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내건 혁신위원회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과거 혁신위 전례를 보면 성공적인 업적을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혁신위로 무언가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름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면 새로운 혁신위를 제대로 꾸릴 수 있을까"라며 "8월까지 개혁 동력이 저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수 재건의 뜻은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김 위원장은 헌법 가치 실현, 진정한 국민주권 실천 등 6가지 보수 재건의 길을 제시하며 "다시 백의종군 국회의원으로 돌아가서 동료 선배 의원들의 개혁 의지를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당 대표 출마설에 대해서는 "저의 역할이 전당대회 출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개혁 방향을 공유할 수 있는 주자가 있다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임 당 대표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는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리더십'을 꼽았다. 탄핵의 강을 넘지 못한다면 '찬탄파(탄핵찬성)'와 '반탄파(탄핵반대)'로 또다시 당이 분열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김 비대위원장은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 전임 정부와 확실하게 단절할 의지가 있는지, 개혁을 확실히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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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오는 1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새 비대위를 구성한다. 당장 8월 중 전당대회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가 될 전망이다. 비대위원장은 송 원내대표가 겸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임기가 짧고 역할이 제한적인 만큼 인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 비대위가 출범하면 송 원내대표가 공약했던 혁신위원회도 당내 기구로 출범해 혁신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송 원내대표부터 파격적인 변화에 미온적인 입장이라 혁신위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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