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놓인 노동자 기본권 보호"
권창준 신임 고용노동부 차관이 27일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와 정년 연장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며 "당면한 과제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지만 여러분(고용부 직원들)과 힘을 모아 풀어가고자 한다"고 했다.
권 차관은 이날 임기를 시작하며 내놓은 취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많은 일하는 사람이 여전히 노동관계법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언급한 그는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그동안 일자리 요람이던 제조업 등 주력 산업의 고용 창출력도 떨어지고 있다"며 일자리 우려도 나타냈다. 특히 "구직을 단념한 청년 숫자가 역대 최고인 점은 정말 마음 아픈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권 차관은 "노동 존중을 넘어 노동 행복 사회가 되도록 우리부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임금체불, 산업재해 등 일하면서 억울함이 없도록 취입 즉시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살피고 신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현장 문제를 신속하고 확실하게 해소하도록 근로감독 체계도 개편하겠다"고 했다.
권 차관은 "모든 일하는 사람의 보편 권리 보장을 위한 기본법 제정과 공정하고 대등한 노사 관계를 위한 노조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 등 핵심 공약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법,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노사가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사회적 대화로 공정과 상생의 노동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1차 고용 안전망인 고용보험을 소득 기반으로 개편해 많은 사람을 두텁게 보호하겠다"며 "2차 고용 안전망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확대, 개편해 청년 구직자 등 국민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직업훈련을 강화하고, 취업 상태와 재직 사업장 규모별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 폭넓게 청년을 지원하겠다고 예고했다.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조성 의지도 드러냈다. 권 차관은 "사업장 규모와 위험별로 산재 예방을 강화하고 산재 다발 사업장 점검과 감독을 확대하는 등 현장 관리를 강화, 산재 사망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산재 보험 제도도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육아휴직과 유연근무, 실제 근로시간 단축 등이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하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권 차관은 "정년 연장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소득 단절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통한 정년 연장과 중·고령층 재취업 및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개선 과정에서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 차관은 "새롭게 시작하는 국민주권정부에서 노사정이 대화와 타협 문화를 꽃피워 대한민국이 진짜 성장을 이뤄가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고용부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동고동락한 시간이 어느덧 28년"이라고 밝힌 권 차관은 "불필요한 업무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업무를 함에 있어 공정한 원칙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또 "고용부부터 좋은 일터의 모습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권 차관은 엄중한 국내 일자리 상황을 고려해 취임식을 생략하고 이날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고용부는 "권 차관은 28년간 고용노동 행정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적극적인 일처리와 원활한 소통을 통해 사회 갈등 해소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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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강유정 대통령 대변인은 전날 열린 차관 인사 관련 브리핑에서 "(권 차관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전례 없는 대규모 면접 조사를 실시했다"며 "청년이 참여하는 노동 미래 포럼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일 처리가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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