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 급진적 공약 우려
당선 시 플로리다·텍사스 등 이주 고려
맘다니 저지 모금까지…공화당 후보 사퇴 지원
미국 뉴욕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조란 맘다니 뉴욕주 의원이 승리하면서 월가가 충격에 빠졌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고소득층 세금 인상, 임대료 동결 등 급진적인 공약을 내세운 민주사회주의자 맘다니 의원이 당선될 경우 월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맘다니 의원은 전날 뉴욕시 전역에서 치러진 예비선거에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상대로 승리했다. 뉴욕시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민주당 예비선거는 본선거에 못지않은 의미를 가진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 댄 로엡 서드포인트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 등 거물의 지지를 업은 쿠오모 전 주지사를 꺾은 것이다. 맘다니 의원은 오는 11월 뉴욕시장 선거에서 현직 에릭 애덤스 시장과 맞붙는다.
로엡 CEO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제 공식적으로 뜨거운 공산주의 여름"이라고 말했다.
월가는 미국 최대 사회주의자 단체 미국민주사회주의자 소속인 맘다니 의원이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금융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주하게 파악하고 있다. 맘다니 의원은 연 소득 100만달러(약 13억6070만원) 이상 고소득층 세금 인상,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 공공 보조 주택에 700억달러 투자, 무료 공영 버스, 무상보육 등 급진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일각에서는 뉴욕의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에 사는 수백만 명의 임대료를 동결하면 주택에 대한 새로운 투자를 저해해 공급이 줄고, 임대료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러한 추측에 이날 플래그스타 파이낸셜, 엠파이어 스테이트 리얼티 트러스트, SL 그린 리얼티, 보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 등 뉴욕시 부동산 관련 기업들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세금 인상은 캐시 호걸 뉴욕주지사의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맨해튼에서는 암울한 전망이 퍼지고 있다. 월가에서 헤드헌터로 일하는 마이클 넬슨은 연봉 100만달러 이상 고객들 사이에서 암울한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뉴욕시 재계 인사로 구성된 단체 뉴욕시 파트너십의 캐시 와일드 CEO는 맘다니 의원의 이념적 접근 방식은 납세자와 고용주들을 두렵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WSJ는 일부 월가 경영진 사이에서 맘다니 의원 당선 시 세금과 범죄, 반유대주의에 대한 우려로 플로리다와 텍사스 등 다른 지역으로 떠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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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 일부 경영진은 애덤스 시장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기업 경영진은 맘다니 의원의 예비선거 승리에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차례 비공개 전화 통화를 했다. 맘다니 의원 저지를 위해 약 2000만달러 자금을 모으는 외부 단체를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또 애덤스 시장을 중심으로 결집하거나 쿠오모 전 주지사의 출마를 막는 방안,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와 후보가 사퇴하도록 트럼프 행정부 자리를 제안하게 하는 대책까지 논의했다고 WSJ는 전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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