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논단]이재명 '주가 상승'의 정치경제학

시계아이콘01분 34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논단]이재명 '주가 상승'의 정치경제학
AD

원자력발전 정비업체인 한전KPS의 주식을 갖고 있던 한 지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직후 걱정이 많아졌다. 민주당 정권의 탈원전으로 원전 주가가 곤두박질쳤던 기억 때문이다. 회사가 민주당 주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적용될 수 있다는 이슈도 나왔다. 그러나 이재명 정권 첫 거래일 이 회사 주가는 의외로 잘 버텼다. 이후 한국형 원전 수출 확정 소식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탈원전 대신 원전+재생 '에너지 믹스'를 택했다. 예상과 달리 한전KPS 주가는 급등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6일 만에 종합주가지수는 3000을 돌파했다. 3년 6개월 만의 회복이었다. 미국 관세 폭탄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도 상승을 막지 못했다. 1400만 개인 투자자의 관심사는 상승의 원인과 지속 가능성일 것이다.


진보 정권은 성장 대비 분배를 중시하고 주가 상승은 영업이익 성장의 산물이라 몇몇은 진보 정권기 주가 상승을 낯설게 느낀다. 이런 반전 때문인지 친여 매체는 이재명 정부의 주가 상승을 크게 보도한다. 이들은 이 대통령의 코스피 5000시대 공약, 민주당의 주주 보호 상법 개정 움직임, 새 정부의 주주 환원 정책과 불공정거래 근절 의지를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는다. 새 정부가 한국 주식 저평가를 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했다고까지 말한다. 이러한 해석은 근거가 있지만 홍보성 자기충족적 예언으로 들리는 측면도 있다.


정치경제학에 바탕을 둔 일부 탐구는 진보 정권 출범 초기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았던 국내외 사례를 보고한다. 그러나 중장기로 볼 때, 큰 정부, 기업규제, 복지 우선의 진보 정책이 자유시장경제의 보수 정책보다 주식시장에 더 친화적이었다는 증거는 없다. 이번 새 정부 초기 주가 상승을 조금 냉정하게 평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재명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20조원을 편성해 이 중 13조2000억원을 국민에게 민생 지원금으로 나눠 준다.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관점에서, 윤석열과 이재명의 다른 점은 실행력이다. 윤석열 정권은 예산·입법을 지원받지 못해 실행력이 형편없었다. 비상계엄 사태 후엔 전혀 없었다. 반면, 행정·입법이 일체화된 이재명 정권은 결심한 걸 실행할 수 있고 돈 풀기를 결심했다.


합리적 기대 이론에 따르면, '정부가 실행할 능력을 지녔고 실제로 실행할 것'이라는 합리적 기대를 가질 때 주식투자자를 비롯한 경제주체는 비로소 움직인다. 돈 풀기에 의한 유동성 확대는 주가에 호재다. 이에, 새 정부가 무려 100조원을 투입하기로 약속한 인공지능 분야 등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하정우 네이버 인공지능 센터장을 대통령실 AI 수석으로 임명하고 네이버 주가가 일주일 남짓 만에 40% 포인트 치솟은 건 이번 쇼의 하이라이트였다.


문제는 돈 풀기가 '물가 상승' 전까지만 주가에 호재라는 점이다. 시중에 풀린 돈이 경기를 부양시키고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 최선이다. 반면, 승수 효과도 없고 경기 침체가 여전한데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국가채무가 치솟는 건 최악의 시나리오다. 'R(경기 침체) 공포'보다 훨씬 무서운 게 'S(경기 침체+물가 상승) 공포'다.


수출도 큰 문제다. 우리나라는 수출 액수와 종합주가지수가 정비례의 상관성을 보여왔다. 그런데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6월 22일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2.2%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 정부 초기의 주가 상승을 냉소할 필요는 없지만 낙관도 금물이다.


AD

허만섭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