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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매각이면 몰라도"…홈플러스, 새 주인 찾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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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업체·직원, 불확실성에 우려 커져
유통 대기업 일부 인수 후보 거론
영업망 중첩·매각가 등 변수

"6월24일까지 영업합니다. 그동안 이용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 입점한 뷰티 전문 브랜드는 최근 고객들에게 영업 종료를 안내하는 팻말을 붙였다. 일부 입점 업체(테넌트) 점주들은 이곳 홈플러스 매장이 조만간 폐점한다는 이야기가 들리면서 하나둘씩 문을 닫는 분위기다. 한 입점 점주는 "이곳에서만 7년간 영업을 했는데 홈플러스 상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입점 업체도 8월까지만 운영한 뒤 매장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외식 브랜드 매장 점주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30%가량 떨어졌다"며 "인건비부터 줄이기 위해 아르바이트생 대신 매장에서 직접 일하는 점주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분할 매각이면 몰라도"…홈플러스, 새 주인 찾기 '난항'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 입점한 업체가 이달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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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한화·GS 등 인수 후보 거론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가 청산을 피하고 회생을 계속할 수 있도록 법원에 '회생계획안 인가 전 인수합병(M&A)'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테넌트와 홈플러스 직원들이 향후 거취를 우려하는 등 불안이 커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이 약 3개월간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라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향후 10년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잉여현금흐름의 현재가치)보다 높게 나왔다는 점을 근거로 지난 13일 법원에 인가 전 M&A를 신청했다.


조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3조7000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2조5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 높게 책정됐다. 법원이 이를 승인하면 당초 다음 달 10일까지였던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 시기는 새 주인을 찾은 이후로 미뤄진다. 홈플러스 측은 법원의 승인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에 인수에 관심을 보일 잠재 후보군으로 네이버(NAVER)와 GS, 한화 등 유통업과 관련이 있는 대기업을 거론한다. 이 가운데 네이버는 지난 3월 인공지능(AI) 추천 기반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네플스)를 론칭하며 커머스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이 플랫폼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고객에게 1시간 이내 상품을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 '지금배달'도 운영하면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 사업자를 입점시켰다. 홈플러스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상품도 지금배달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플스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의 제휴를 통해 이들이 보유한 다양한 상품을 자체 물류센터처럼 활용하고 있다"며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온라인 구매와 배송을 대행해주는 플랫폼을 넘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물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할 매각이면 몰라도"…홈플러스, 새 주인 찾기 '난항' 서울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연합뉴스

홈플러스는 2002년 국내 대형마트 중 최초로 온라인 사업과 신선식품 배송을 시작했고, 전국 126개 매장 중 90%에 육박하는 점포에 상품 입출고와 보관, 포장, 물류서비스 등이 가능한 별도 공간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 신선식품을 비롯한 주요 상품을 매대에 즉시 공급하고, 대형마트와 SSM으로 유입되는 온라인 주문 물량도 빠르게 출고할 수 있다. 지난 2월 기준 홈플러스의 온라인 매출은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연간 7조원에 달하는 전체 매출의 20%를 넘어섰다. 동종 업계에서 비중이 가장 높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유통과 식품 분야에서 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로 점쳐진다. 김 부사장 주도로 최근 단체급식 기업 아워홈의 지분 58.62%를 인수해 한화 계열사로 편입했고, 버거와 피자, 아이스크림 등 외식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편의점 GS25와 GS더프레시(SSM)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 홈플러스가 슈퍼마켓 부문 매각을 타진하면서 인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M&A 후보군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해 기준 GS더프레시의 점포 수는 531개로 업계 1위다. 슈퍼 300여개를 운영하는 홈플러스를 품는다면 영업망이 압도적으로 커진다. 다만, 매장의 70% 이상을 가맹점으로 운영하는 GS더프레시와 달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직영점 비중이 80% 육박해 사업 전략이 다르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기존 출점한 점포와 중첩되는 캐니벌라이제이션(자기시장잠식)과 직원들의 고용 승계 문제 등이 얽힐 수 있다.


"분할 매각이면 몰라도"…홈플러스, 새 주인 찾기 '난항'
"분할 매각이면 몰라도"…홈플러스, 새 주인 찾기 '난항'

분할 매각·가격 협상 여부 관건

같은 이유로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홈플러스의 경쟁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진출한 매장 중 경쟁사와 상권이 겹치는 곳이 상당수"라며 "매출이 잘 나오거나 다른 사업자들이 점포를 운영하지 않는 곳에 한해 분할 매각을 추진한다면 협상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홈플러스 측은 마트와 슈퍼의 통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신선식품 유통에 관심을 보인 e커머스 업체들도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해당 업체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기존 경쟁 유통업체들은 수년간 지속된 내수 부진과 온라인 침투, 배송 상향 평준화 등으로 실적 부담이 컸고, 이에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공격적인 외형 성장은 지양하는 추세"라며 "기존 유통업체보다는 다른 쪽에서 인수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관건은 매각가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PER)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2015년 재매각 목적 기업 인수(바이아웃)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으나 내수 침체와 오프라인 유통업 부진 등으로 10년째 매각에 실패했다. 이번 M&A는 신주를 발행해 새로운 인수인이 대주주가 되는 구조다. 인수자로부터 자금이 유입되면 회생채권 변제 등에 쓰인다. MBK는 이 M&A가 성사되면 2조5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보통주를 무상 소각해 손실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홈플러스 측은 총 68개 임대점포 중 48개 점과 임대료 및 계약조건을 조정하는 데 합의하거나 성사 가능성이 높아 관련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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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관계자는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매각가를 책정했던 과거보다는 유연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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