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먹인 뒤 차량 돌진…처자식 3명 숨져
노동청 조사·2억 채무 압박 속 범행
조울증 앓던 아내와 ‘공모 정황’도 확인
생활고 끝에 가족 모두를 바다로 몰아넣은 40대 가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1일 살인 및 자살방조 혐의로 지모(49)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지 씨는 지난 1일 오전 1시 12분께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에서 아내와 고등학생 자녀 2명이 탑승한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해 세 가족 모두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지 씨는 범행 전 수면제를 탄 음료를 가족에게 먹인 뒤 차량을 해상으로 몰았고, 자신은 차에서 빠져나와 도주했다. 이후 광주로 달아났다가 약 44시간 만에 체포됐다.
건설 현장 근로자였던 그는 공사대금 미지급으로 인해 인부들 임금 약 3,000만원을 체불하며 노동청 조사를 받았고, 카드빚 등 2억원 상당의 채무가 연체되기 시작한 가운데 극단적 선택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울증을 앓던 아내를 병간호하면서 생계와 직장생활이 동시에 무너졌던 상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아내 또한 지 씨의 범행 계획을 알고 있었으며, 함께 실행에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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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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