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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배터리 생산체인 '脫중국'…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양극재 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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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양극재 핵심 소재 '전구체'
그간 중국 의존도 90% 넘었지만
자급체제로 美수출 용이…고객사 러브콜↑

10일 찾은 전남 광양의 포스코퓨처엠 전구체 공장에선 은빛 광택의 거대한 원통형 솥단지 모양의 반응기들이 기계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용해된 니켈, 코발트, 망간이 이 반응기에 투입돼 전구체가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은 배터리 셀의 용량과 전기화학적 특성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으로 꼽힌다. 배터리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전구체는 포스코퓨처엠의 광양 공장에서 연간 4만5000t 규모로 생산된다. 전기차 50만대분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이다.


[르포]배터리 생산체인 '脫중국'…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양극재 공장 가보니 노수진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장이 생산설비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퓨처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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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체 공장 내부에선 10개의 라인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작업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한쪽 사무 공간에 들어서자 수십 대의 모니터가 전 구역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었다. 누액 감지기, 온도센서 등 시스템 대부분이 자동화돼 있어 10명도 채 안 되는 직원이 각 공정을 효율적으로 통제한다.


가장 먼저 니켈, 코발트, 망간을 용해해 만든 원료가 반응기에 투입된다. 설탕을 물에 녹이듯 원료를 녹인 후 포스코퓨처엠만의 레시피대로 이온화시켜 전구체를 만든다. 이후 탈수, 건조를 거친 전구체는 양극재 공장으로 옮겨져 리튬과 합성되고, 소성·세척·코팅 등 공정을 통해 양극활물질이 된다. 노수진 전구체 공장장은 "광양공장은 크게 6단계 공정을 거쳐 니켈코발트망간(NCM) 전구체를 생산하며, 전기저항이 0에 가까운 물인 초순수에 원료를 녹여 용액을 만든 뒤, 반응기에 투입해 전구체를 합성한다"고 설명했다.


전구체 공장 바로 옆에 위치한 양극재 공장 내부로 발걸음을 옮기자 55m 길이의 소성로 9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소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36도가량의 더운 공기가 얼굴을 덮쳤다. 총 7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원료 투입부터 믹싱, 소성, 포장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자동화 설비로 구성돼 있다.

[르포]배터리 생산체인 '脫중국'…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양극재 공장 가보니 고재민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장이 제조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퓨처엠 제공

이 공장에서 주로 생산되는 건 NCM 계열 양극재. NCMA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제품도 이곳에서 국내 최초로 양산돼 고객사에 공급되고 있다. 고재민 양극재 공장장은 "1, 2차 소성을 거쳐야 활물질 양극재가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양극재 품질이 결정된다"며 "온도, 산소, 습도 등 유틸리티 라인이 제대로 운영돼야 양품이 나오기 때문에 소성로 공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비자성 이물 1개 유입 시 불량 4.5t, 최소 1억원 이상 손실 발생". 공장 입구에 커다랗게 붙은 문구는, 포스코퓨처엠이 고품질 양극재를 생산하기 위해 외부 이물 유입을 얼마나 각별히 관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공장 내부는 양압을 유지해 외부 이물 유입을 차단하고, 계절별 습도에 맞춘 제습 공기를 공급한다. 포장실은 별도로 밀폐된 공간에서 항온·항습으로 운영된다. 취재진도 공장 진입 전 에어샤워를 거쳐야만 했다. 고 공장장은 "수 마이크로미터 입자 하나라도 발견되면 전제품이 부적합으로 판정되기 때문에 이물 유입 차단을 철저히 관리한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이처럼 전구체에서 양극재까지 연결되는 자체 공급망을 갖춘 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탈(脫)중국' 전략을 가속하기 위해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국내 양극재 기업은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중국산 전구체를 사용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오는 2032년엔 양극재 전구체 수요가 지난해의 두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에 배터리 업체들에 비중국산 공급망 구축은 사실상 생존 전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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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배터리 생산체인 '脫중국'…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양극재 공장 가보니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 그룹이 정제한 고순도 황산니켈을 공급받고,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황산니켈도 포스코HY클린메탈을 통해 조달한다. 리튬 역시 호주 광석, 아르헨티나 염수, 폐배터리 등을 활용한 계열사 공급망을 통해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준공식에서 "이번 전구체 공장 완공으로 원료부터 반제품, 양극재까지 연결되는 자급체제가 완성됐다"며 "국내 공급망을 공고히 해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하고, 국가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광양=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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