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가 이재명 정부를 향해 소아의료 붕괴를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소아진료체계의 정상화를 위해 관련 제도와 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4일 '제21대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통해 "소아의료는 그동안 꾸준히 무너져 왔다. 아이들이 아파도 병상이 없고, 응급실을 뺑뺑이 돌며 새벽을 맞고, 중증 환아는 상급병원 전원조차 거부한다"며 "진짜 K-소아의료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협회는 "병원이 아닌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아이들, 눈물로 병원 앞을 지키는 부모, 탈진한 채 책임만 떠안는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있는 이 나라에서 '진짜' 소아의료를 말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소아의료의 위기를 수없이 마주했지만, 실질적인 구조 개편 없이 보여주기식 대책과 단기 수가 인상만 반복해 왔다"며 "그 결과 소아청소년과는 기피 과가 됐고, 취약지 병원은 문을 닫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은 점점 진료받을 곳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또 "미봉책이 아닌, 제도와 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소아의료의 국가 필수의료 지정과 지속 가능한 재정 지원 제도화 ▲민간 소아청소년병의원 역량 강화와 공적 부담 감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 대한 처우 개선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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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103년 전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만들었지만 100년이 지나도록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법 하나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아이들의 건강권을 법적으로 보장할 '어린이 건강 기본법' 제정을 추진해달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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