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상승 지속, 서민경제 체감 안정에 집중
정치 리스크 완화에 유통·관광, 소비 회복 기대감
6·3 정권교체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공식 집권한 가운데 소비 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내란 사태를 계기로 물가가 치솟으면서 연초부터 최악의 내수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이 대통령은 집권 초반 물가 안정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속도감 있는 정책 집행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6.27로 전년 동기 대비 1.9% 상승했다. 1%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1.9%) 이후 다섯 달 만이지만, 세부 품목별 가격 흐름은 여전히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축산물 가격은 6.2% 상승하며 2022년 6월(9.5%) 이후 3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뛰었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8.4%), 국산 쇠고기(5.3%), 수입 쇠고기(5.4%), 계란(3.8%) 등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가공식품 가격도 4.1% 올라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최근까지 식품·외식업체 60곳 이상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 식품업체 관계자는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과 환율 불안까지 겹치면서 가격 조정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경제 지표 중 하나인 소비자 심리는 반등 조짐을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전월 대비 8.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0년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자, 1년 만에 기준선(100)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소비자심리는 88.2까지 급락했으며, 이후 4월까지도 90대에 머물렀다. 유통업계는 소비심리 회복 흐름이 본격적인 소비 지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은 내수 회복의 해법으로 대규모 재정 투입 카드를 꺼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당선 직후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약속했다. 이달 내에 대통령 직속 비상경제대응TF'도 꾸려 민생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내수 침체와 고물가 상황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향후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가 예고되면서 하반기 유통 경기가 본격 회복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3분기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비자 면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 역시 '한중 관계 개선'과 '문화 교류 재개'를 통한 관광산업 진흥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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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관광 지표도 상승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387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회복세가 이어질 경우 2016년 '사드 사태' 이전 수준의 중국 관광 수요도 복원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돌아오면 매출 회복에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K-뷰티, K-패션 수요가 한꺼번에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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