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40조원 '골든돔' MD 체계 구상
"우크라이나 거미줄 작전, 세계 놀라게 해"
"값싼 드론의 고효율 전략 막기 어려울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9년까지 1750억달러(약 240조원)를 들여 완성하겠다고 밝힌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시스템(MD) '골든돔' 구상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는 2일(현지시간)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를 인용해 "값싼 드론으로 러시아 전략폭격기 40여대를 파괴해 세계를 놀라게 한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을 계기로 현대전에서 드론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 구상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골든돔' 구상을 밝혔다. 이스라엘의 방공체계 '아이언돔'과 유사한 차세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임기 중 실전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인공위성에 탑재된 우주 센서나 우주 배치 요격기 등 우주 공간을 활용해 요격률을 높인다는 구상인데, 초기 비용만 250억달러(약 35조원)가 들고 전체 건설 비용은 1750억달러(약 24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든돔'이 막대한 비용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지난 1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인해 '골든돔'에 대한 비관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거미집'으로 명명한 이번 작전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눈을 피해 소형 드론을 러시아로 보낸 뒤 화물 트럭으로 위장한 차량에 보관했다. 이어 드론을 수천㎞ 떨어진 별도 장소로 이동시킨 뒤 인근 러시아 공군기지 4곳을 겨냥해 원격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작전을 통해 초음속 가변익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160을 비롯한 40여대의 러시아 군용기 70억달러(약 9조 7000억원)어치를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현대전 양상이 드론 중심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골든돔'이 추세에 맞지 않는 발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뉴스위크는 "군사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골든돔'처럼 값비싼 미사일 방어망이 드론처럼 현대전의 양상을 바꾸고 있는 '값싼 고효율 전술'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사 분석가인 맥스 부트는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문에서 "미래 전쟁은 '골든돔'과 같이 거대한 우주 기반의 미사일 방어망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값싸고 소모 가능한 드론 부대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부트는 "만약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같은 국가의 핵심 공군 기지에 드론을 이만큼 가까이 투입할 수 있다면, 앞으로 중국이 미국의 공군 기지에 같은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어떻게 막겠냐"며 '골든돔'이 이에 무력하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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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드론 전쟁 전문가인 재커리 칼렌본도 뉴스위크에 "우크라이나 같은 드론 공격은 다른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며 "중국으로부터 비슷한 드론 공격이 충분히 우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 한 대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580달러(약 79만원)에 불과해, '골든돔' 초기 비용으로만 4300만대가 넘는 드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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